CGN TV에 10분 메시지가 나간 지 한 달 반이 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한번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고 살기도 하지만, 제가 나오는 시간이 수요일 7시 즈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날 재방송을 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거의 교회에 있는 시간이니 도저히 볼 수가 없습니다. 시간대가 맞지도 않지만, 외워서 하다 보니 NG를 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아쉬울 때가 많은데, 방송국의 상황이 다시 하자고 말하기도 어려워서, 어지간하면 한 번에 끝을 냅니다. 그러나 하고나면 약간 버벅거리는 장면이라든지, 시간에 맞추어 끝내려다 보니 집중해서 앵글을 보지 못해, 만족하지를 못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본 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제가 걱정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게 됩니다. 그것은 가족 같은 교인들의 특징 입니다. 첫째로 가족이라고 생각할 만큼 끔찍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제가 무슨 메시지를 전하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것을 듣고 좋다 나쁘다는 말씀도 안하십니다. 그분들은 제가 텔레비전에 그냥 좋은 모습으로 나오기만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외모에 온통 신경이 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이 입고 나오는 옷, 머리 스타일, 그리고 안경 같은 것들입니다. 말씀하시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당신의 가족이 텔레비전에 나올 때 갖는 기대를 가지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만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머리는 이랬으면 좋겠다. 옷은 단색이 좋다. 안경이 너무 내려 왔다 등의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 말씀이 하나도 속상하지 않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은 가족의 관심을 가지고 보게 계신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이런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설교하러 올라갔는데, 원고 한 장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인들을 보면서 그냥 설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가족이라고 느꼈던 분들은 그것을 다 알고 계셨습니다. 저의 눈빛과 몸짓에서 같은 긴장감을 가졌던 것입니다. 그 글을 썼더니 가족이라고 칭하는 교인들이 나타나셨습니다. 본인들도 느꼈다는 것입니다. 본인들도 눈치 챘다라는 것입니다. 그러시면서 나도 가족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가족들도 있습니다. 그것은 내 모습, 그리고 메시지는 상관없고, 나오는 시간에 꼭 같이 하는 분들입니다. 그것은 중보기도시간에 같이 기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들은 그냥 같이하는 것을 중요시 여깁니다. 내 가족이 나오는 것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 가족군은 본인들 보다는 다른 분들의 반응에 격하게 반응합니다. 다른 분들의 기도부탁이 들어오는 것을 더 행복하게 바라보고 말씀하십니다. 그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어느 분은 제가 나오는 장면을 찍어서 보내신 분들도 계십니다.
본인들이 섬기는 교회 목사가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램일 것입니다. 동생이 대학을 들어갈 때, 싸우고 자란 동생이지만 합격했다는 말에 마치 내가 세상을 얻은 양 행복했던 것은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가족들의 잘되는 이야기 들으면 행복하고, 안 되는 이야기 들으면 속상합니다. 샘통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동체는 그렇게 영그러져 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