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room은 저예산 기독교 영화입니다. 늘 기독교 영화만을 만드는 목사겸 감독인 알렉스 캔드릭의 작품입니다. 그분이 만든 ‘믿음이 승부’라는 영화는 오래전 영국 선교사로 수고하는 제프가 EM 아이들과 함께 보았던 영화로서, 믿음으로 풋볼팀을 이끌어 가는 코치의 이야기였는데, 참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만든 다른 영화도 한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주인공들은 무명의 사람들로만 구성이 되었지만, 연기나 다른 것이 그렇다고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고, 촬영기술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음방송을 듣는데, 영화 War room 내용이 잠시 나왔습니다. War room은 기도하는 방을 의미한다고 합니다.(영국에서는 처칠 기념관의 이름이 War room입니다). 방송에서 소개한 이유는 이 저예산 영화, 일반적으로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나와서 만든 영화가 한주간 미국에서 관객 동원 1위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작이 나오지 않아서 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지만, 그래서 한달에 수십편의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대단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냥 듣고 넘어갔는데, 어느 교인이 보시고, 목사님 꼭 보신 다음에 교인들에게 광고를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야 인터넷으로 부랴부랴 영화를 검색했습니다. 그리고 왜 이 영화가 흥행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지금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습니다. 미래 공상적인 영화, 강한 슈퍼맨을 양산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닌 기도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문화는 동성결혼 합법화와 맞물려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결혼의 정의가 무너지면서 문화자체가 탈가족화, 탈기독화되고 있는 현실속에서 오늘날의 문화와 역행하는, 이 시대의 코드와 맞지 않는 기독교, 거기다가 가족영화 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도리어 사람들로 어릴 적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는 한 나이든 할머니의 모습이 나옵니다. 무엇이든지 기도방에서 기도하시는 분, 그 모습은 오래전 우리 어머니의, 교회 권사님들의 모습이셨습니다. 늘 교회에 문제가 생기면 교회에 오셔서 기도하시던 구부정한 할머니들의 굽은 뒷모습이 생각났습니다. 한동안 한국교회에 집에 기도방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당에 굴을 팠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에스더기도운동본부 이용희 교수님 방을 갔을때 창문쪽에 늘 있었던 기도방석....
기도한다는 것이 진부하게 느껴지는 시대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문명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더 삶의 공허함을 갖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무당에게, 점집에 주는 돈이 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서, 불안한 것입니다. 미래도 불안하고 모든 것이 다 불안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은 불안합니다.
그러나 기도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영화는 기도로 가정이 회복되어지고, 문제가 해결되어지는 내용 역시 진부합니다. 그러나 원래 진리는 단순하고 진부한 것입니다. 예고편으로 만든 영상을 보는데, 오래전 한국교회가 참 자주했던 모습들이 나옵니다. 갑자기 오래전 울고 불고 정말 떼굴떼굴 굴렀던 한얼산 기도원이 그리워 집니다. 영화 꼭 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기도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