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남북한 단일팀이 모이는 역사적인 올림픽, 평화 올림픽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0년전 88올림픽도 그랬습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서방측이 보이콧해서 반쪽짜리였고,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84 LA올림픽은 동구 공산권이 대거 불참하였습니다. 그러다가 88 서울올림픽에는 냉전시대의 두 세력이 모두 참석하여 올림픽 정신에 맞는 평화로운 대회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일본의 나고야가 유력하다고 했지만, 당시 경제적으로 일어서려고 했던 한국을 제3세계가 도와 압도적으로 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이 공동개최하자고 당시도 제안했습니다. 올림픽이 열렸을 때 전투경찰이었던 저는 감사하게도 행정병으로 뽑혀 주경기장에서 먹고 자고 하는 행정병 5명에 들어가 그곳에서 생활했습니다. 87년 말에 메인 스타디움에 들어갔다가 장애인 올림픽이 끝난 후 복귀 했으니까 메인스타디움 지하에서 먹고 자고 일년을 있었던 샘이지요.
그러다 보니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각 나라를 소개하면 선수단이 입장할 때 앞에 피켓을 들고 도는 여자들은 선발해서 뽑았습니다. 매일 보다 보니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던 대원이 피켓걸과 나중에 결혼하기도 했고, 개막식의 공개되지 않았던 일들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잠실 주경기장 지붕에는 거여동에 있었던 특수부대가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일을 대비해, 각 경기장에는 지하통로가 있었고 유사시는 한강 쪽으로 통로가 나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밀이 아니지만 당시는 모두 비밀이었고 비상통로, 문과 문 사이에는 스티커가 붙어 있어 혹이나 스티커가 찢기거나 떼어난 흔적이 없는지 확인하는 일이 날마다의 일이었습니다.
올림픽 개막식까지 비밀로 붙여진 것이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성화 봉송을 할 때 성화봉송대까지 엘리베이터처럼 쭉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시연할 때는 밑에서 불을 붙이는 것이었답니다) 다른 하나는 주경기장에 숨겨져 있던 수천마리의 비둘기였습니다. 문제는 비밀로 한다고 해서 너무 오랫동안 비둘기들을 새장에 둔 것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새장에 갇혀 있던 비둘기들은 시간에 맞춰 풀어 주었지만 많은 비둘기들이 날지 못하고 겨우 날라 오른 곳이 바로 성화 봉송대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타오른 불꽃에 그대로 타 죽고 말았습니다. 우스게 소리로 냉전 종식을 위한 평화의 상징으로 비둘기가 순교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감추려고 아나운서들이 비둘기들은 모두 무사히 날라갔다고 말을 했습니다. 바로 눈앞에서 본 현실은 정말 많은 비둘기 들이 평화를 위해 순교(?)했었습니다. 88올림픽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비약적 발전을 했고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때의 이야기들이 정말 어제일 같은데 30년이 흘렀습니다.
평창 올림픽에 김일성 얼굴이 등장했다고 해서 시끄러운 것을 봅니다. 김일성이 아니다, 김일성이다 말도 많습니다. 앞으로 또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이야기를 웃으며 말들 할 것입니다. 마치 30년 전에 성화봉송대에서 타죽은 비둘기들 이야기 하듯 말입니다. 그날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평창 올림픽이 큰 무리없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