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연응준 집사님이 졸업을 하였습니다. 늘 집사라 불렀는데, 이제 신학교를 정식으로 졸업한 것입니다. 연응준, 하림 두 분을 만난 것이 벌써 4년이 되었습니다.
신학교 졸업식에 참석하려고 하니, 잊고 있었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평생 아들이 목사가 되기를 바라셨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가 신학교 졸업하는 곳에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주기철 목사 순교기념탑에서 아버지와 함께 기도한 것이 떠오릅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장면입니다.
연응준 전도사님은 졸업 즈음에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요?
졸업식에 참석하고 같이 식사를 할 때, 같이 간 분들이 덕담을 나누었습니다. 이런 목회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전도사님의 고백이 있었습니다.
4년 전에 처음 학교에 왔을 때 10페이지 숙제가 있으면 하루에 한 장 쓰기도 어려워서 너무 힘들었답니다. 그때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 하기 싫은 일을 열심히 하면 평생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살 수 있다” 그 말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2월에 가고 싶은 학교에 대해서 서로 의논을 하면서 동부에 있는 장로교 신학교인 명문 프린스턴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전도사님도 저도 전혀 떨어지지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뿐만 아니라 조건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안되었습니다. 저는 얼마나 낙심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괜히 바람 넣어 전도사님을 힘들게 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참 놀라운 고백을 했습니다.
자신은 하기 싫은 것을 열심히 하면 정말 원하는 것을 얻는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무조건 열심히 하기만 했는데, 그 와중에 본인이 놓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하나님 이었다는 것입니다. 프린스턴을 가려고 결정한 이유도 장학금을 많이 주고 시간을 단축하여 졸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어떤 길을 결정할 때 가장 우선에 있어야 하는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천천히 가려고 해도 하나님을 붙들고 가려한다고 고백합니다.
어느 졸업연설보다 정말 멋진 말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길이 낭만적인 목회의 길이 열릴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성경도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에 대한 소망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본인이 신앙생활 하면서 갈등하고 아파했던 일들을 동일하게 고민하는 분들을 보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합니다. 헨리 나우웬이라는 신학자가 쓴 ‘상처받은 치유자’에서 사역자는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상처는 다른 상처받은 사람에게 치료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을 품을 만한 귀한 성품과 멋진 목소리를 가진 연응준 전도사님이 귀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길 기도합니다.
전도사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