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막내아들은 현재 야구선수입니다. 취미로 하는 야구가 아니고, 진짜 고등학교 야구선수입니다. 볼을 받아보면 꽤 빠른 편입니다. 머쉰에서 나오는 공을 칠 때 가끔 90마일로 오는 것도 쳐냅니다. 야구선수가 되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오후 6시에 그리고 토요일에는 가끔 시합을 한다고 리버사이드까지 다녀오곤 합니다.
미국에서 운동을 하면 부모님들이 꽤나 바쁘다고 합니다. 시합다니는 것을 다 챙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하고 집사람은 전혀 신경을 안씁니다. 부모가 너무 게으르다구요? 아닙니다.
제 아들은 만년 후보입니다. 스타팅 멤버가 돼서 시합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가끔 이미 졌다 느껴지는 게임에 대타로 나서서 휘두르곤 한답니다. 어쩌다가 안타를 치기도 하지만 경기의 결과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예슬이가 “왜 시합에 안가세요?” 라고 물었습니다. 안가는 이유 첫째, 열심히 나오는 우리 아들을 스타팅으로 내보내지 않은 코치가 우리를 보면 미안해 할까봐입니다. 두 번째는 그 못하는 아들을 그래도 데리고 야구를 하는 코치를 보면 우리가 미안해 할까봐 그래서 가지 않습니다. 그래도 경기를 하고 돌아오면 기득하답니다. 가족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주 부활절 예배를 드릴 때의 감정입니다.
예주 예나 그리고 강희가 나와서 노래를 할 때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커간다는 것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강희도 예주는 말할 것도 없고 예나가 노래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은 틀려도 다 예뻐 보였습니다. 마치 우리들의 가족이 나와서 재롱을 떠는 것처럼 행복합니다. 유년주일 학교아이들이 그림을 통해 설명한 내용도 너무 좋았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그림이 퍼즐처럼 맞춰지는데 완성되면 예수님의 모습인데 그림의 조합이 그게 아닙니다. 저부터 어떻게 해야지 생각하는데, 제가 앉아있는 뒤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교우들은 발을 동동 굴리며 누군가 먼저 나가서 그것을 고쳐주길 원했습니다. 그때 가졌던 마음이 무엇일까요? 가족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Youth가 나와서 했던 스킷드라마... 잘하는 것을 보면 괜히 뿌듯한 것은 우리가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큰아들이 내려와서 설교를 통역하였습니다. 부족한줄 뻔히 알지만 제 아들이 커갔던 과정을 아시는 교우들인지라 마치 자신의 가족이 통역한 듯이 칭찬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주일 밤 9시에 샌프란시스코로 혼자 차를 몰고 떠났습니다. 피곤해 하는 것 같아 잠을 좀 자고 가라고 해도 지금 떠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보내고 나서 같이 밤을 보냈습니다. 밤 12시에 전화, 새벽 2시에 전화, 그리고 4시 30분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잠을 잤습니다. 유난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가족이니 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라는 말 참 의미가 깊은 말인데,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마음인지를 보면 가족의 마음이 보입니다.
틀려도 예쁘고 못하면 마음이 동동거리게 되고 잘하면 더 예쁘고... 부활절에 아이들을 보면서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