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에 쓸 때 가능하면 다루지 않는 내용이 있습니다. 첫째는 무거운 이야기는 쓰지 않습니다. 주일날 예배드리는 순서가 있는 주보의 글이 무거우면 예배드릴 때 마음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인 문제나 정치적인 이야기를 쓰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정치적인 이야기는 편을 가르는 이야기이고 전혀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굳이 앞에서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다 아시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 공간의 글은 가능하면 따뜻하게 쓰려고 노력합니다. 주보에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1년도부터이니 벌써 16년째입니다. 대략 800여편을 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칼럼은 꼭 주일새벽에 씁니다. 예배를 위한 모든 것이 그런대로 준비가 되었다 싶으면 그때 칼럼을 쓰기 시작합니다.
오래전에 어머니의 기도는 만남의 축복이었습니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만나면 안 될 사람을 비껴나가는 은혜” 어느 집사님이 제가 드리는 기도내용 중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랬습니다. 어머니 기도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 기도는 진행 중입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늘 만남의 축복을 주신다는 생각을 갖곤 합니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지금도 어머니의 기도는 만남의 축복입니다.
제 목회에 또 다른 축복이 있다면 교회 어머니 같은 분들의 기도입니다. 많은 나이 드신 어른들이 기도하시면서 제 기도를 가장 먼저 하신다는 말씀에 눈물 날 정도로 행복합니다. 그 기도에 목사가 버티고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집니다.
늘 아들이 목회하는 것을 보지 못하셔서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아들이 아무리 교회 문제없이 잘 가고 있다고 말씀드려도 누나가 미국에 10여년을 계시다 가셔서 이민교회의 특징도 들으셨고, 평생 사모로서 교회를 아신다고 생각하니 늘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목회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버지가 아프셔서 누워계셨던 관계로 오시지 못하다가 이번에 오셔서 평생을 기도한 아들이 목회하는 현장을 지켜보시다가 가셨습니다.
오셔서 환대도 받으시고 행복하게 계시다가 가셨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누구하고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떠나 가셨습니다. 참 행복해 하셨습니다. 짧게 계시다 가셨어도 보실 것은 다 보시고 가셨습니다. 아 하나 못가보고 가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교회 화장실입니다. 제 칼럼을 보시고 꼭 가보고 싶으셨던 화장실! 그런데, 교인들이 자꾸 오셔서 인사하시는데, 미안해 하셔서 급히 교회를 떠나셨습니다.
한국 가셔서 전화하시는데 기도의 제목이 바뀌었다고 하시면서 큰 걱정을 하셨습니다. “김목사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더구나. 그게 기도의 제목이다. 그러다가 넘어질까봐, 교만해 질까봐 걱정이다. 교인들이 목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사랑해야지. 이제 부터는 네가 교만해 질까봐 하나님 영광 가릴까봐 기도해야 되겠다.”
목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목회를 제대로 못할까봐 걱정이고, 사람들에게 미움받을까봐 걱정입니다. 또 다른 걱정은 사랑받아 교만하고 넘어질까봐 걱정입니다. 어머니의 기도가 바뀌었다는 말씀에 섭섭하지 않고 감사했습니다. 엄마는 아들에게 가장 소중한 기도의 제목이 무엇인지를 보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저를 넘어뜨리지 않고 든든하게 세워주길, 교우들을 세워주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