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습니다’ 누군가 이렇게 외친다면 아마 많은 분들이 누가 메달이라도 땄어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가 메달을 땄습니다. 무슨 메달일까요? 바로 철야기도회를 마지막 새벽 5시까지 마무리 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오래전 이미 수십년전의 일들입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교회에 금요 철야기도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90년대가 되자, 철야기도회는 심야기도회로 바뀌었습니다. 철야기도는 밤을 세워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심야기도는 대략 2시간 정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철야로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이 옳은가 그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냥 한국교회의 전통처럼 흘러왔던 일중에 하나였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야기도하면 꼭 신령한 것처럼 느껴지는 무엇이 있었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는 기도야 교회가 준비할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교회적으로 하는 철야기도는 달라집니다. 찬양팀이 준비를 해야 하고, 메시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앞에서 끄는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책임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 바로 철야기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서 철야기도를 한다는 것은 이젠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철야기도 하고난 후에 그 다음날 생활에 대한 리듬도 깨어져 버리기 때문에 하고 나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입니다. 그래서 철야기도회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인들의 마음에는 왠지 ‘나도 한번?’ 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곤 합니다.
한국에 가면 일주일의 바쁜 와중에도 에스더에서 하는 금요철야는 거의 매번 참석하려고 했습니다. 이용희 교수님의 성격을 알기는 하지만 결혼식 주례를 위해 간다고 했음에도 금요일 새벽 3시 30분에 메시지를 부탁하신 날은 거의 죽다 살아났습니다. 꼬박 금요 철야에 참석하여 말씀전하고 토요일에 결혼식 주례하고 그날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주일오전 9시에 도착해서, 바로 공항에서 교회 청년이 준비한 차에서 옷갈아 입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하고 주일날 예배에 올라갔던 적도 있었습니다. 교회 합친 해 바로 5년 전의 일입니다. 힘들긴 했지만 ‘이렇게도 해봤어’ 라는 젊은 목사의 전설을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철야하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한국식으로 교회에서 준비한 철야기도를 하고 싶어졌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준비하고 시작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마침 한달에 한번씩 철야기도를 하는 연합기도팀이 있었습니다. 그 팀이 바로 ‘미스바’입니다. 기도를 갈망하는 청년들, 목회자들이 모여 하는 기도팀인데, 작년에 서로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가 참석하였었고, 이 정도면 교회에서 같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담당하는 목사님과 협의해서 6월에 하려고 했는데, 서로 대화간의 의사전달이 정확하지 않아 8월에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한 20명은 오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정확히 장년은 30여명이 넘게 오고, Youth 아이들, 졸망졸망한 아이들이 따라와서는 40여명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잘들 견디실 수 있을까?... 그런데, 다들 잘들 견디시고 새벽 5시를 맞이하였습니다. 어느 분이 예수를 믿기로 시작하고 그리고는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성경을 읽었고 철야기도가 뭔지 해서 참석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철야기도는 무슨 특별한 기도는 아닙니다. 그냥 밤을 세워 예수님처럼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신 분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무언의 말씀은 ‘우리가 해냈습니다’라는 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