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들이 휴가를 가면 무슨 책을 읽는가가 신문에 나옵니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소개한 책들은 사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가 대통령이 읽은 책이다라는 소문에 무려 몇 천권이 며칠 만에 팔리는 이변을 낳았습니다. 재벌 총수도 휴가를 가면 꼭 책을 가지고 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목사는 휴가를 가지면 무슨 책을 읽는다고 생각할까요? 아마 성경책일 것입니다. 교인들이 목사에게 가장 원하는 모습이 있다면 성경책을 읽고 연구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휴가 중에는 큐티 외에는 성경책을 따로 읽지 않습니다.
사실 책을 따로 챙길 필요도 없습니다. 컴퓨터와 타블렛에 이미 수많은 책들이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이런 책을 Ebook이라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어느 곳에서나 노트북등을 통해 읽을 수가 있습니다)
이번 주 본문인 역대상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 이름으로 꽉차 있습니다. 다행히 10장부터는 다윗이 왕이 된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나 그 본문으로 설교를 만들어 가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주일날 본문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궁금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왜 다윗에게는 이런 용사들이 붙어 있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보통 혼란기의 정세에는 싸움을 통해서 더 힘있는 사람 밑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의 용사들은 자발적으로 다윗 편에 섰습니다. 그것도 다윗이 가장 낮아질대로 낮아지고, 어디 갈 때도, 불러주는 사람이 있기는커녕 사울 왕을 피해서 도망가야 하는 실정 때입니다.
휴가라고는 하지만 주일날 설교를 준비해야 했기에 설교를 묵상하다가 적당한 책들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영웅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었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다시 꺼내어 보게되고, 어느 분께서 빌려주신 당태종의 리더쉽에 관련된 인문학 책도 읽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본 책이 바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관련된 책이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전에 일본을 통일한 사람이 바로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도미 히데요시였습니다. 평생의 라이벌과 같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참고 인내하고 견디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줍니다. 당 태종은 고구려를 정복하려다가 안시성에서 양만춘 장군의 화살에 눈을 잃어버린 사람으로 인식되지만, 중국에서는 황제 중에 황제라고 불리우는 사람입니다. 그의 말을 모은 ‘정관정요’는 많은 사람들이 필독서로 보았던 책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책을 보아도 예전처럼 머리에 남지를 않습니다. 아니 예전처럼 책을 많이 읽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예전에는 책을 사면 한 번에 열댓권씩 사서 들고 왔는데, 요즘은 그런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은사님이 읽어보라고 주신 윤동주 평전도 꺼내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참 이상한 것은 다른 책들은 자꾸 읽으면 이해가 되고, 나중엔 시시해 지는데, 성경은 읽으면 읽을수록 어렵고 부담이 됩니다. 아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천하라고 하시니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