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연응준 전도사의 전화가 울립니다. 늘 반가운 번호인지라편하게 받았는데 너무 황당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I-20(유학생 비자)가 만료된 줄 몰라 지금 신분이 불법체류자라는 것입니다. 해결책으로 학교에서 권하는 것은 한국에 나가 다시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보니, 이런 경우는 거의 3년 동안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나왔습니다. 전화를 받은 저도 정신이 없는데 연응준 전도사도, 하림 사모도 모두 제 정신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날 새벽설교가 연 전도사였습니다. 준비하지 말라고 할까 싶다가 그 밤에 설교준비라도 하지 않으면 걱정에 잠 못이루겠다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구요? 제가 그랬거든요.
유학 온 그 다음해 9. 11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이 유학생 신분으로 들어온다는 소문이 있어, 대대적인 유학생 색출이 있었습니다. 유학생 관련 법규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그전에는 괜찮던 일들이 괜찮지 않은 일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유학생들은 자주 학교에 묻게 됩니다. 그러면 학교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괜찮다 이야기 하였는데, 다음 학기를 등록해야 할 즈음에 학교에서는 2주 이내로 미국을 떠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된다고 통보하였습니다. 홀로 아무리 고민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가 급하고, 특히 그때 아내는 임신으로 배가 불러오고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교회에도 저희 가정에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 리더십들을 모아 상황 설명을 드리고 한국에 나갔다 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면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한 것을 결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박희정 장로님에게 끌려가다 시피 이민법 변호사를 만나고 시간이 없지만 한번 해결해 보자고 이야기하고는 서류를 만들어 넣은 것이 딱 이틀 걸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해결되어지는데 단 2주가 걸렸습니다. 2주간 하나님께 매달리고 기대했던 일들....
모든 것이 다 잘 해결된 후 들었던 더 귀한 말씀! “이제 목회만 하시면 안되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하기싫어 죽겠는데 그 후로 목회만 하게 되었습니다.
연 전도사의 전화를 받는데 어느새 17년 전의 감정이 고스란히 떠올랐습니다. 밤마다 잠 못이루고 어떻게 해야 하나를 결정해야 했던 그 순간들 연전도사가 그렇게 구나 싶어 새벽에 일찍 일어나 교회에 가서 주님께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무것 생각하지 말고 감사기도만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주님 연전도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심 줄 믿기에 감사합니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주님이 통치하시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기에 주님 선택하심을 믿고 감사드립니다” “연희의 하나님께서 연희가 가장 잘 자라날 수 있는 곳을 예비해 주심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믿음이 없어서 일까요? 입으로는 감사기도를 하면서도 마음은 점점 더 약해져만 갔습니다. 하루가 지난 후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이야기. 제일 좋은 플랜A는 거절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요일 오후에 모든 문제가 다 잘되어져 I-20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진지 단 이틀만에 일이 풀린 것입니다. 어느 분이 우스게 소리로 이야기 합니다. “연 전도사님이 훨씬 쎕니다. 목사님은 이주인데 전도사님은 이틀입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그냥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