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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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 옛날이여2024-02-07 11:16
작성자 Level 10

연응준 전도사님이 교역자로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수련회를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준비를 하는 모습, 기도회를 인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났습니다.  

7,80년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국민들이 대부분 어려운 시절에 가난한 학생들은 수련회를 쫓아가야 그나마 수영도 할 수 있고, 방학에 집을 떠나는 유일한 수단같은 것이었습니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중학교 1학년때 갔던 첫번째 여름수련회! 운동회 때 펼치는 큰 텐트 두 개를 가지고 가서, 한쪽에서는 여학생들이, 다른 한쪽에는 남자들이 잠을 잤습니다. 밤마다 얼마나 모기에 뜯겼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있었던 유일한 것은 오직 수영이었습니다. 사실 물놀이하기에는 아주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던 둘째날, 큰일이 났습니다. 낮부터 술먹고 행패를 부리는 지역 토박이들에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혈기있는 고등학생 형들이 흥분하며 시비가 붙을 뻔 했지만 그래도 조심하고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우리가 무엇만 하려고 하면 물 건너편 바위위에서 소리를 지르고 방해를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한명이 술을 먹고 물에 들어갔는데 안나오는 것입니다. 당시 얼마나 많은 분들이 물놀이 하다가 죽을 때인가요... 결국 우리에게 시비를 걸던 그분은 하루가 지난 다음에야 물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처음으로 죽은 사람을 보았습니다. 더구나 얼마 전까지 소리지르며 시비를 걸던 사람입니다. 그날밤 형들이, 누나들이 텐트의 큰 기둥을 붙들고 울고 불며 기도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저도 억지로 울어보려고 노력했지만 되지 않았었습니다. 

그것이 처음 수련회였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고는 방학이 없었습니다. 중,고등부, 청년부 수려회, 선교대회등을 인도했기에 그랬습니다. 집사람과 연애를 할 때였는데, 우리의 연애는 수련회를 같이 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찬양을 인도했고 집사람은 반주를 했었습니다. 수련회를 준비하는 것이 그렇게 행복했습니다. 텐트에서, 혹은 좁은 방에서 칼잠을 자도, 집을 떠나 모기에 물려도 행복했습니다. 아이들과 울고 불며 부르짖으며 보냈던 날들도 좋았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살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해서도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줄 알았고 방학에는 집에 있는 날이 없었습니다. 

오렌지 연합교회를 담임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청년부 수련회를 같이 다니고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었는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어느 샌가 집을 떠나면 불편합니다. 밤을 지새우는 것도 자신이 없습니다, 이런 변화가 슬픈 것은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집니다. 집나가면 고생이다라는 말도 자연스러웠습니다. 감사한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예전 모습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예석이는 돌아온 날, 바로 애리조나 인디오마을로 선교를 떠났습니다. 전혀 힘들지 않은 모습입니다. 예석이를 보내며 말했습니다. “아빠도 예전에 그랬다”... 믿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연응준 전도사님이 돌아와 올린 글에 살짝 예전의 모습이 그려져 부럽기까지 합니다. 아 옛날이여... 가수 이선희의 노랫말이 살짝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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