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돌아보면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닌 마치 하나님이 끌고 일하신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최목사님과의 첫 만남이 그랬습니다. 2014년 미국을 잠시 방문했던 울산교회 정근두 목사님께서 떠나시고난 며칠 후 혹시 부목사님이 필요하시면 한번 검토해 보시면 좋겠다 하시며 이메일로 최목사님의 이력서를 보내셨습니다. 그러나 당시 조성우 목사님이 일을 잘하고 있을 때라 그것은 잊혀진 메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날 즈음에 급작스럽게 조성우 목사님이 리스빌 한인교회 담임으로 가게되시고 다른 목사님을 청빙하는 과정에 잊혀진 최성봉 목사님의 이력서를 끄집어 냈었습니다. 4개월이 훌쩍 넘은 잊혀진 메일이 떠오른 것도 참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력서 중에 일순위로 최성봉 목사님이 먼저 설교를 하고 결정을 한후 안되면 이순위로 가자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갈 것 없이 당시 당회는 최성봉 목사님을 결정하여 사역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최목사님과 같이 일하면서 처음에는 손발이 맞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30대부터 40대, 10년을 같이 한 조성우 목사님에게 익숙한 저는 저의 반응에 굳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이 되는 조 목사님께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목사님을 비롯한 같이 일하던 스텝들도 서로 익숙하지 않은 시간을 처음에 보냈습니다. 그때 저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줘야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교단과의 관계에 날이 서 있었고 교회적으로도 편한 시점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부터 이루어졌던 교회 공사들...
지나고 나니 마음이 넉넉한 최목사님이 계셔서 그 순간을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최 목사님의 장점은 어느 곳에서도 입을 다물줄 안다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사모님...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진중하고 속이 깊은 분이었습니다. 목회는 사모의 역할이 절반 이상이라는데 최목사님을 빛이 나게 하는 분이셨습니다. 말이 없고 있어야 할 자리, 앉아있어야 할 자리를 분별할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40대 중반이었던 목사님도 점점 나이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곧 내년이면 50이 됩니다. 마지막 담임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어가는 나이입니다. 요즘 교회의 담임으로 나간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어렵습니다. 이번에도 하나님께서 목사님과 함께 하여 주셨습니다. 목사님이 이력서를 넣지도 않았는데, 추천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일이 진행되어져 갔습니다. 사실 마지막 질그릇교회의 공동의회 결과를 최목사님 이상으로 긴장하며 기다렸던 것은 아마 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목사님이 떠나시는데 담임목사로 나가시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3년 7개월이라는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습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나 싶을 정도입니다. 최목사님의 앞날에 늘 하나님이 이끄시는 은혜가 넘치길 기도합니다. 최은미 사모님, 준혁이, 준민이의 삶에도 만남의 축복이 임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