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8월 15일 광복절이 있듯이 미국의 7월 4일은 독립 기념일입니다. 한국의 광복절은 정말 감격적인 날입니다. 36년간의 식민통치를 끝내고 독립을 얻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광복절날 의미있는 행사를 기억해 보라고 하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미국에 와서 우리 광복절도 미국처럼 온 민족이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2001년 처음으로 맞는 독립기념일에 어느 교인가족이 같이 불꽃놀이를 구경하자고 해서 ‘무슨 불꽃놀이?’ 하며 함께 라구나 비치의 어느 공원에 미리 자리를 잡고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앞에서는 락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고 놀이기구들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서 이것저것 먹고 돗자리 깔고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공연을 하던 락가수의 선창으로 부른 “God Bless America"
마치 애국가를 부를 때처럼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음악에 맞취서 터지기 시작하는 폭죽... 처음으로 보는 장관에 넋이 나갔습니다. ‘참 대단하다’ ‘이 나라 백성들은 이렇게 시간을 보내며 애국심을 키우는 구나’ 휘날리는 성조기, 머리에 꽂은 작은 국기들...
그렇게 감동으로 자리 잡은 독립기념일은 교회 청년부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였던 전의 교회는 7월 4일이 되면 올해는 어디로 가서 불꽃놀이를 볼 것인가가 청년회 회의주제였고, 그날이 되면 청년들과 함께 불꽃놀이를 구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고 가나안교회 와서는 단 한 번도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굳이 불꽃놀이를 보러 가지 않더라도 대신 교회에서 집으로 오다보면 디즈니랜드에서 불꽃 축제하는 것을 늘 볼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수요일 예배를 드리고 5번 Fwy에 지나는 시간이면 폭죽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곤 했습니다.
지난 수요일이 7월 4일 이었습니다. 낮에 집에서 쉬고 교회를 가려고 하니 딸이 놀래서 묻습니다. “오늘도 예배가 있어?” 한국교회, 목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 미국에서 자란 2세에게는 놀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러 교회들이 수요예배를 쉬는 것으로 없앴습니다.
예배를 드릴 때, 마치 산타아나는 여기서 독립선언을 한 도시 같습니다. 온 미국의 불꽃놀이를 대표하듯이 빵빵 터집니다. 밖에서 나는 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저의 목소리도 커져갔습니다. 설교가 과연 들리기는 하셨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마음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교인들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일 것 같습니다. 독립기념일 날 그 시끄러운 산타아나에서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드린 수요예배...
어느 분이 나오시면서 “목사님 다음에는 우리도 쉽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7년이 지나면 수요일 날 또 독립기념일이 올 것입니다. 그때에 다시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러면 지난 수요일에 오셨던 분들이 7년의 나이를 더 먹습니다. 운전하고 교회에 오시기 어려운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날이 되면 이날 참석하셨던 분들 중에 이젠 나이가 더 들어 예배에 참석 못하는 분들을 낮에 찾아가 폭죽 터지는 날 드렸던 예배를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바꾸어 생각해 보면 다 은혜이고 아름다운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