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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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성숙함에서 오는 감사2024-02-07 09:55
작성자 Level 10

강명관 선교사의 아들 강한솔 전도사를 처음 만난 것은 한솔이 세 살되었을 때입니다. 딱 한번 집을 방문했을 때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것은 자신감과 오만감으로 똘똘 뭉쳤던 고등학교를 다닐 때 였습니다. 자신이 다니는 정글학교에 대한 자부심, 공부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미래에 자신의 앞날에 대한 자심이 넘치는 시기였습니다. 얼마나 교만하던지, 본인의 눈에 제대로 된 선교사, 목사는 없어 보였습니다. 말을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만 대화하면서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떠나서 오래 생활해서 그랬는지 주관도 분명했습니다. 아들을 사랑해서 하는 아버지의 충고를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하고는 참 통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상하게 한솔이만 만나면 이야기가 논리적으로 바뀝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봅니다. 한솔이의 모습은, 생각은 제가 읽을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나이때 목사의 아들로 똑같이 고민한 흔적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감정적으로 먼저 경험한 것이기에 무슨 이야기를 하면 알고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대신 논리를 가지고 싸워 눌러주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아빠의 오랜 친구라 어쩔 수 없이 제 이야기를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2011년도에 한국에 가서 고스톱을 배워 왔나 봅니다. 수학적인 머리도 워낙 뛰어나 본인이 금방 다른 아이들의 돈을 딸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갓 고스톱을 배운 젊은이가 말은 그렇게 하지 않지만 자신을 이길 사람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꺽어 줘야 하겠다 싶어, 한번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래전에 꺽었던(?) 화투장을 30여년만에 잡았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오래전에는 남들 손에 무슨 패가 있을 것이다 생각하면 대충 맞아 떨어질때가 있었습니다. 고스톱은 확률이기 때문입니다. 승부욕과 자신감이 충만했던 한솔이는 막판에 무려 피박에 광박에 쓰리고를 맞아 50여불이 넘는 큰 돈을 저에게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다시는 제 앞에서 고스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3년이 지난 후 이를 갈며 훈련하고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무디성경학교를 다니면서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신학교가 그 학교라는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굳이 더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말을 했었습니다. 교수님들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자부심을 느낄만큼 독서량도 대단한 것 같았습니다. 한솔이에게는 한번 빠져들면 그것을 참 좋게 보는 좋은 습관이 있습니다. 정글학교를 다닐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신학교를 다닌다는 자부심이 대단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통전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신학이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러게 배우면서 교회에 가서 전도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전도사, 다른 곳에 가서 간증을 하고 말씀을 전하면 인정도 받고 사랑도 받았지만 막상 아이들을 보내는 시간에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간간히 만나면 예전의 패기가 사라졌습니다. 도리어 ‘난 목사로서 자질이 없다, 역시 선교사가 맞는 것 같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솔이를 만났습니다. 더 내려갔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점점 더 느끼고 더 내려갔습니다. 겸손해진 것입니다. 금요일 새벽에 기도하는데, 토요일에 한솔이에게 설교를 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했더니 절대로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리고 우격다짐으로 시킨 말씀, 토요일 새벽에 전한 말씀에 모두 은혜를 받았습니다. 겸손하게 자신을 드리며 전하는 메시지, 톤도 작고 자신감에 넘쳐 전하지 않았지만 도리어 교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솔이는 목회자로 만들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대를 이어 충성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대를 이어 거물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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