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기도팀과 식사를 하면서 올해 가장 감사한 것이 무엇이냐고 여쭈었습니다. 나이들이 50대가 넘으셔서 그런지, 특별한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그냥 살게 해주시는 것이 감사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집사람에게 올해 가장 감사한 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한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 막내에게 가장 감사한 것이 뭐냐고 했더니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그랬습니다. 감사는 아주 가까운 것이고 늘 일상 속에 있습니다.
레이 데 레이에스 교회와 연합하여 예배를 드릴 때는 늘 산토스 목사님이 설교를 하셨습니다. 올해는 저보고 하라고 하셔서 감사절 설교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감사절 설교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면 ‘범사에 감사하라’ ‘항상 감사하라’는 말씀입니다. 익숙한 말이지만, 저는 ‘항상’이라는 말은 오늘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감사할 수 있으면 항상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이 살면서 하루에 감사할 것이 하나도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누워 잘 곳만 있다면 그 눕는 순간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있다면 감사입니다. 길거리 노숙자도 1달러를 주면 땡큐합니다.
올해 가장 큰 감사는 역시 어머니를 미국에서 뵐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평생 기도하신 어머니에게 아들이 목회하는 것을 보여드린 것처럼 좋은 것이 없었습니다. 제가 어려울 때 저를 챙겨주었던 여동생도, 조카도 같이 있었던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희 집에 11명이 거주하며 복닥복닥 밥해먹고 같이 웃고 떠들며 보냈던 날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행복합니다. 과거인데 오늘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감사는 매주일 뵙는 교우들 이었습니다. 한 분 한 분 기도드릴 때 마다 감사함이 넘치게 됩니다.
사실은 아프신 분들이 많아지면서 마음이 상당히 우울했습니다. 두려움 같은 것이 몰려온 것입니다. 교회가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프신 분들이 많아지는 것이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런 교회에 담임인 것이 감사했습니다. 할 수 있을 만큼,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몫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른들이 하나님께 잘 가실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쓰임받는 다는 것이 소중한 일로 다가옵니다.
오늘 감사하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엄마가 오셨다가 가신 것은 두 달 전인데, 아프신 분들은 지금도 진행 중인데, 오늘의 감사에 두 달 전의 만남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프신 분들이 회복되길 기도하며 감사하는 것도 너무 좋은 일입니다. 교회가 너무 나이가 많아져서 하나님이 여기까지라고 하시면 그때까지 하면 됩니다. 꿈꾸었던 것처럼 이곳은 훗날 히스패닉 형제들에 의해서 사용되어지면 그것처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오늘의 감사! 오늘을 감사하렵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며 살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 같이 예배드리는 분들이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