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은 제 딸의 생일 이었습니다. 주일날 김형철 목사님의 딸인 진이가 금요일에 EM이 찾아 갈테니, 예림이 언니가 꼭 집에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예림이에게는 비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특한 녀석들이 한마디 더 합니다. “우리는 깜짝쇼만 하고 갈겁니다” 라구요. 그런데, 그럴 수 있나요? 그럼 저녁을 준비할테니 꼭들 같이 식사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예림이에게 금요일은 가족과 식사를 해야 하니 늦지 말고 집에 오라고 했습니다,
진이와 여러번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본인들이 오는 시간은 7시라 해서 그 시간에 맞추어 모든 것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집에 오면서 고기를 꽤나 많이 코스코에서 준비하였습니다.
예림이가 시간 맞추어 들어올 때가 5시 40분이 넘었는데, 하나도 준비가 안되있는 것 같으니까 약간은 실망한 눈치입니다.
“아빠 배고프니까 우리 빨리 밥먹자”고 합니다. 집사람이 퇴근해서 집에 온 시간은 6시, 아내와 이미 이야기를 했기에 그때 집사람은 천천히 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예준이도 배가 고프다고 하고 시간을 끌면서 7시가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그릴에 차콜을 넣고 불을 붙이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 시도해 보고 잘한다고 칭찬을 받았던 사이즈로 고기를 굽는데, 아이들이 7시 15분이 되도 오지를 않습니다. 이미 고기는 미튬에서 웰던으로 가고 있습니다. 유주희 전도사님에게 온 문자는 다 모이는데 시간이 걸리니 미리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예림이에게 더 기다리게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 정말 맛없는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을 벌기 위한 식사이기에 찔끔찔끔 고기가 나오고 어떤 축하도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정말 별말 없이 식사를 했습니다. 예림이 얼굴은 그냥 이렇게 내 생일이 지나가는구나 하는 눈치입니다.
드디어 7시 30분이 넘어 45분이 지나자 예준이가 예림이 보고 좀 나와 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예림이가 현관에 서는 순간 EM아이들이 뿔나팔 불며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딸이 깜짝 놀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 시간에 고기는 웰던을 넘어 암 유발하는 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너무 맛있다고 난리입니다. 정말 고기를 많이 준비했는데 굽는대로 아이들이 입에 삼킵니다. 열댓명이 모여서 시끌시끌 거리는데, 9시가 넘고 10시가 되도록 끝나지 않습니다. 그 유치한 게임이 뭐 그리 재미있는지....
예림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참 좋았습니다. 그릴에 2시간 정도 있었기에 힘들어야 했는데, 예림이가 좋아하고 EM아이들이 그렇게 잘 먹는 것을 보니 힘든 생각이 다 없어졌습니다. 예림이에게 알리지 않고 한 순간에 기쁨을 주기위해서 말하고 싶은 것 참고, 실망한 것 같지만 그때 말하지 않은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몰랐습니다.
하나님이 가끔 우리에게 깜짝쇼를 준비하실 때가 있으십니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주시기도 하시고 어쩔 때는 가장 좋은 순간을 위해서 우리로 기다리게 하십니다. 우리는 기대했다가 실망하는데, 하나님은 더 좋은 것을 준비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몰랐지? 내가 이것 주려고 했던거야”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