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독감 때문에 홍역을 치루었는데 또다시 감기가 왔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온 교회에 한번씩은 겪고 지나가시는 것 같습니다. 너무 추워 이불속에 들어가 있다보면 이생각 저생각이 떠오릅니다. 어느 새 생각이 34년전 이맘때로 돌아갔습니다. 대학입시를 한달여 앞두고 그때도 이렇게 아팠습니다. 공부를 해야했는데 공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종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몸도 마음도 무기력 했습니다. 삶이 귀찮았습니다.
조금 지나자 삶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은 가서 뭐하나, 인생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까뮈의 ‘이방인’처럼(주인공이 우연치 않게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부셔 사람을 쏘았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사건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주 작고 사소한 생각에서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저에겐 몸살이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회복되었어도 그 생각이 아주 오래 저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아주 오래전 20대의 일이고 지금은 50대입니다. 좀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좋은 글을 읽다보니 참 기가막힌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김홍식 목사님이 쓴 ‘죽어도 행복을 포기하지 마라’에 나오는 글입니다.
산꼭대기에 오르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지만
정상에 오른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어느 지점에 도착하면
모든 사람이 행복 해지는 그런 곳은 없다.
같은 곳에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즐거운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이 음식을 먹지만,
기분이 좋은 사람과 기분 나쁜 사람이 있다.
좋은 물건, 좋은 음식, 좋은 장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무엇이든 즐기는 사람에겐 행복이 되지만, 거부하는 사람에겐 불행이 된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 자신이 가진 것을 만족해하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 갈 곳이 있는 사람,
갖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다.
많은 교우들이 감기에 걸리니 매사가 다 귀찮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지나갑니다. 이 시간 이불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옆에서 걱정하며 같이 하는 아이들... 그리고 사랑하는 교우들... 어느새 몸이 회복되면 뭘할까 하는 꿈을 벌써 꾸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