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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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잊혀져 가는 존재...2024-02-07 11:21
작성자 Level 10

신년이 되면 신년하례예배에 초청을 받아 기도를 하는 모임이 있습니다벌써 9년째이니 가족과 같은 모임이지만 사실 일년에 단 한번밖에 갈 수 없습니다. 9년 동안 기도를 맡았지만 아마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왜냐하면 늘 설교를 담당하시던 분이 올해 드디어 권면으로 자리를 옮기셨기 때문입니다(권면을 한다는 것은 나이가 먹었다는 뜻입니다거기가면 참 귀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먼저는 선교사님들입니다안식년으로 들어와 있는 선교사님들을 열댓분은 기본적으로 만나게 됩니다자기소개사역소개를 하라고 하면 5분 이내에 하라고 아무리 말씀하셔도 5분 이내에 소개가 끝나는 분은 없습니다자신들의 사역소개를 하실 때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 정도로 고생들을 하십니다누구보고 알아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사역보고를 할 때는 내가 아직 살아있다라는 사실을 알기를 원하시는 것처럼 말씀하십니다강명관 선교사가 두려워하는 것처럼 잊혀진 존재로 여겨질까봐 두려운지도 모릅니다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잊혀지게 되어져 있지요.

연말이 되면 거의 대부분의 방송국들이 시상식을 합니다그리고 어느 누군가 상을 받게 되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인터넷이나 신문지상에는 그런 말은 이제 더 이상 기재되지 않습니다연기 잘하기로 유명한 김명민이라는 연기자는 교회 집사입니다그가 아주 무명에 가까울 때 그의 간증을 신앙계라는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그리고 아주 오랜 무명의 시간을 이기고 명품배우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었습니다그 김명민씨가 KBS에서 연기대상을 받고 시상소감을 말한 것이 어느 기독교 신문에 실렸습니다그는 대상소감을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자격도 없는 저를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 다며 남보다 잘나지 못해서 또 남보다 가진 재능이 부족해서 항상 노력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참 인상깊었습니다.

자격이 없어서잘나지 못해서남들보다 가진 재능이 부족해서....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그의 마지막 시상 소감이 뭉클합니다. “13년 전 절박했던 이 자리에서 했던 다짐을 잊지 않고 상기하면서 연기 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언젠가는 제가 잊혀질겁니다잊혀지는 그 순간까지 창조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그리고 나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나 자신을 위해 연기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그의 말에 감동이 된 것은 잊혀질 것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물론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잊혀져 갑니다.

어른들 손가락에 가끔 점은 아니고 오래전 점을 만든 것 같은 문신을 한 분들을 뵌적이 있습니다. “그 점은 뭡니까?” 여쭈면 고등학교때 친구들끼리 영원히 우정을 변치말자 하며 낸 표시같은 것이라는 것입니다목구멍까지 여쭙고 싶은 것은 그럼 그 친구들과 지금도 만나시나요?” 라는 말씀이지만대부분 어디에 사는지 뭘 하는지 기억하지도 못하십니다그러나 그때의 감정은 기억합니다그리고 그것이 좋습니다그 정지된 순간만 해도 나이를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엄밀한 의미에서 잊혀져 가는 사람들입니다그리고 잊혀져야 합니다그러나 우리의 모습이 기록되는 곳이 있습니다하나님 나라입니다우리는 기록한다면 나쁜 것을 기록할까 두려워 합니다아닙니다주님은 우리의 선한 일들을 기억합니다. “인철아 네가 수고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 올해 그 잊혀지지 않는 기록을 써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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