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는 눈을 좋아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눈이 온 다음에 더러워지는 세상을 본 이후로는 눈보다는 비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비가 오기만 하면 비맞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했고,, 카페에서 비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커피를 즐기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가 오면 무작정 좋아하는 편입니다.
비가 오지 않는 캘리포니아... 일년에 비를 열 번이나 구경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근래에는 비가 가끔 내리더니,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어느해인가 비가 내리는 목요일날 방송을 하러 LA로 올라가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비가 내리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을 비를 즐겼지만 즐기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10시 20분 전에는 들어가야 생방송으로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LA시내에 들어가서는 마음이 조급해 졌습니다. 그러나 자동차의 속도는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방송국으로 가는 holder길에 진입을 하자 천천히 움직이는 차 한쪽에 수없이 쏟아지는 비속에 세워진 Homeless들의 텐트들이 보입니다. 비를 피해 들어가 있는 분들.... 그때 정확하게 LA시의 문제라 이야기 하는 홈리스들의 실체를 떨어지는 비 때문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반가운 비가 저들에게는 더 힘든 하루를 보내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에 그날 방송 시작 멘트를 홈리스들을 위한 기도로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방송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온 전화... 본인이 홈리스라는 분, 미국에서 생활을 하고 잘 지내다가 갑자기 어려워진 경기(그때가 2010년이었습니다)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어려워진 삶, 교회는 못가고 라디오 듣다가 전화했다고 하시면서 기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집에서 나오신지 얼마 되지 않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름도 말씀하지 못하시고, 다만 “하나님이 일어날 힘을 주시도록”기도해 달라고만 하셨지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않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어려움은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차에 늘 1달러짜리를 준비해서 Freeway에 서 있는 사람에게 주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그것으로 술을 산다, 약을 산다라는 말들도 있지만 한정 없이 뜨거운 태양아래 서 있는 것도, 비가 오는데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지난 목요일 쏟아지는 비에 마냥 즐거워 하며 약속된 심방을 하러 갑니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가수 김현식이 부른 노래가 잘 어울린다 생각하는데 앞에 차가 서행하기 시작합니다. 앞에 얼마나 큰 사고가 났는지 차가 속도도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뒤집혀 있는 차, 여러 대의 차가 엉켜있습니다. 쏟아지는 비에 핸들 조작이 안되서 일어난 사고 같습니다. 비가 오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좋아하는 것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분이 편하게 자는데, 멕시코 국경에 있는 사람들 생각하니 그렇게 자는 것도 미안하더라는 말이 확하고 가슴에 와 닿습니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다가오는 생각은 다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