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에 무엇을 써야 하는가 고민을 합니다. 성경적인 풀이를 해야할지, 아니면 목회하면서 일어나는 일상을 이야기 해야할지, 혹은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말입니다. 목회칼럼을 좋아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글로 남기는 것이라 가끔 공격의 빌미가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 목회 칼럼은 글을 통해서 교인들과 가까워 지고 싶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굳이 칼럼에 성경공부식의 이야기를 넣을 필요가 있을까? 그것은 설교를 통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이 공간만큼은 그렇게 운영하지 않습니다.
토요일에는 민들레 기도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두달에 한번씩 저희가 지원하는 선교사님들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는 시간인데, 김형철 목사님이 인도하십니다. 늘 선교부장이신 곽장로님, 그리고 선교부장의 아내라는 굴레 때문에 식사준비를 하시는 곽권사님의 수고가 있어 늘 풍성한 모임입니다.
당뇨가 좀 심해졌다 싶어졌을때부터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한다고 밥도 흰밥보다는 잡곡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에서 어떤 행사를 할 때, 특별취급 받는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에 곽 권사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 민들레 모임에 참석하시나요?”
“당연히 참석하지요”
“그럼 식사도 하시나요?”
평소에 묻지 않으시는 식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기에 아하 혹시 내 식단 때문에 그러시나 보다 하고는 “죄송합니다.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식사시간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기도하는 시간에만 참석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그러고 나서 제 시간에 가려고 했지요. 왜냐하면 이번 민들레 기도모임에는 러시아 선교사로 감옥생활까지 하신 강태원 선교사님이 말씀을 전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손님 초대하고 목사가 같이 식사하지 않는 것도 말이 안되기에 말씀은 그렇게 했지만 제 시간에 가려고 한 것입니다. 토요일 아침에 권사님이 집사람에게 “목사님 오늘 저녁에 약속있으세요?” 라고 물었더니 집사람이 “점심에는 있는데, 저녁에는 없는 걸로 아는데요” 라고 이야기 했다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목사의 새빨간 거짓말이 탄로 났습니다. 부부간에 말하지 않고 행하는 거짓말! 그건 새빨간 거짓말로 탄로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눈치 코치없는 아내가 사모인 것도 힘듭니다. 그때는 잘 모르겠다고 해야지 하고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않은 내가 잘못이다 라고 생각하며 자책합니다. 덕분에 설탕하나 들어가지 않은 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 민들레 모임은 영육이 강건해 지는 좋은 모임입니다. 그리고 새빨간 거짓말은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