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일이 꼭 좋은일이 아니고 나쁜 일이 꼭 나쁜 일은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주차되어져 있는 딸 아이의 차를 누군가 치고 도망갔습니다. 차가 주차되어져 있었던 곳은 집 앞이었습니다. 범퍼가 찢어져 나갈 정도의 사고입니다.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트를 뒤에 탄 차가 코너를 돌면서 딸아이 차를 치고 도망갔다라는 것입니다.
보트가 세워질 동네가 아니기에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고 물어봐도 모른다 합니다. 제일 심증이 가는 질 안좋은 이웃이 있습니다. 보트가 그 사람 집앞에 서 있었기에 물었는데 모른다 말합니다.
경찰이 와서 조사하고 보험회사에다가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이웃들이 조용히 와서 이야기 합니다. ‘CCTV있는데 보여줄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다만 자신이 보여줬다는 말만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 보트의 주인은 질 안좋다는 사람과 만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되어 있었고, 보트를 단 트럭이 움직이는 것과 나와 있었습니다.
이웃들과 여기저기 이야기 하는 모습을 안 좋은 이웃이 보아서 그랬는지 다음날 차량에 메모가 한 장 붙어 있었습니다. ‘미안하다, 못봤다. 연락하겠다’는 내용인데, 그 글을 써서 붙인 사람도 당사자가 아닌 질 안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는 이실직고 합니다. 보트주인이 자신에게 보트를 팔기로 했고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가는 와중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차를 사서 본인이 고쳐서 파는 일을 하는데, 아마 이 경우에도 보트를 사서 다른 사람에게 파는 과정가운데 일어난 일인 것 같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다음날 그 보트를 자신의 집 앞에 버젓이 갖다 놓고 고치고 있습니다. 양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아이들과 저녁에 의논을 했습니다. 제 생각을 먼저 말했습니다. “만약에 본인이 책임을 지려고 했다면 연락처를 남길텐데, 그러지 않은 것 보면 시간을 벌려고 하는 행동인 것 같다. 그냥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보험회사에서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자” 그런데, 아이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면 연락을 기다리자고 했습니다. 저의 의견과 두 아이의 의견이 갈렸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분명히 연락이 안 온다. 너희 둘이 그렇게 말했으니 이 일은 너희들이 책임질래?” 아이들이 “그러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온 연락은 보험처리 하지 말아라, 견적을 내면 가장 적게 나온 곳에 자신이 가서 돈을 지불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말을 철저하게 믿고, 여기저기 가장 싼 곳에 견적을 내서 준비했습니다.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보면 속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결국 연락을 주겠다고 했던 사람은 아무런 연락이 없이,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차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멈추어 서 있었고, 딸아이 일 가는데 오빠가 데려가고 데려오고.... 연락이 안 오는 것 때문에 속앓이 하는 모습도 보고... 그러나 아이들도 경험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모른 척 했습니다. 얻은 것이 있다면 이웃입니다. 조용히 와서 증거물 갖다놓고, 이야기를 합니다. 모두 질 안좋은 사람을 경계하고 싫어하지만 무서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질 안좋은 사람보다 더 나쁜 사람이 있다면 치고 도망간 사람입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사람은 불편해도 끝까지 잡아야 한다. 경찰에 리포트 다시하고, 증거물 주고, 보험회사에도 다시 보고를 합니다. 잃은 것은 시간이고 얻은 것이 있다면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과 아이들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본인들 생각처럼 순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질 안좋은 동네 사람이 저보고 ‘Hi' 할 때 줘 박고 싶은데 참아야 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