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하다보면 할 수없이 교회를 건축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일어나기 시작했던 시기에는 예배할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았기에 일어난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목사님들의 수고와 교인들의 헌신속에 교회들이 일어났습니다.
교회를 건축하는 일은 기독교가 강하게 일어났던 나라들마다 보편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입니다. 유럽, 호주, 미국까지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나라들 마다 교회가 쇠퇴해 가면서 교회건축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아름답던 교회건물들이 모스크가 되거나 혹은 술집으로 바뀐 곳이 많습니다. 오래된 교회를 사들어 식당으로 하는 곳도 성업중입니다. 예배 순서를 써 놓았던 간판에 오늘의 메뉴를 적어 놓았습니다.
영국이 그렇게 바뀌었고 오늘날 미국이 그렇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교회 매물이 참 많이 나옵니다. 오늘날 교회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목회하던 시절은 교회가 한참 일어나던 시기입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한국은 그 어려움을 신앙으로 극복하기 위하여 꾸역꾸역 교회로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십자가만 걸면 교회가 된다고 말하던 시기입니다. 어릴 적 연희중앙교회를 하실 때 기억은 늘 가마니에 흙을 실어 나르시던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못하나 무엇하나 다 소중하던 시기입니다. 아버지는 새벽에 공사장에 가서 벽돌주어 오는 것이 일이었고 구부러지 못들도 버리지 못하시고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러면 옆에 시멘트가 붙어있는 벽돌을 드라이버를 대고 쳐서 시멘트를 떼어내고 그런대로 쓸만한 벽돌로 만드는 일, 굽은 못을 펴는 일은 저의 몫이었습니다. 그것이 어릴 때 정말 싫었던 일입니다.
목회를 시작하기 전에 두 가지는 안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개척은 안하겠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절대로 교회건축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두 가지 다 지켜지고 있습니다. 성격상 개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고, 교회도 많은데 뭘 나까지 개척해 하는 생각이 있고, 교회 건축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건축은 안하는데 교회 리모델링을 하면서 건축의 맛을 느낍니다. 작년에는 사무실, 화장실 그리고 정원이 바뀌었습니다. 지저분 하던 담장은 꽃들로 과실수로 열매 맺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교회 간판이 새롭게 단장이 되었고 부엌 리모델링, 그리고 놀이터에 담장을 건축했습니다. 부엌을 보고 난 여전도회 분들의 이야기는 그냥 교회 부엌에서 살고 싶다라는 말씀입니다. 정말 이쁘게 나왔습니다. 오븐은 일반 식당에서 쓰는 것이고 냄새를 빨아들이는 후드도 식당용으로 교체했습니다. 그 후두는 단순한 후드가 아니고 과학적인 방식에 의해서 찬공기가 안으로 들어오고 냄새는 빨아들이는 과학적인 것이고 사실 이번 부엌공사에 가장 경비가 많이 들어간 장치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이 모아져서 색깔부터 해서 참으로 이쁜 부엌이 만들어졌습니다. 우스게 소리로 이곳에서 미역국은 못 끓여먹겠다는 말이 나옵니다. 미역국만 끓여 먹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말입니다.
다음주가 되면 드디어 새로운 부엌에서 요리가 시작됩니다. 기대됩니다. 어떤 음식들이 나올까 하고 말입니다. 아마 미역국이 나와도 맛있을 것입니다. 음식맛은 재료가 아니고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 오래된 부엌에서도 정성을 다했던 분들이 새롭게 단장된 부엌에서 만드는 음식에는 마음이 담겨져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격려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