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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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전창명 장로님....2024-02-07 11:26
작성자 Level 10

장로님을 처음 뵈었던 것은 2010년도 11월의 어느 날, 가나안교회가 아닌 오렌지 연합교회의 작은 사무실이었습니다. 두 교회가 합쳐지기전 각 교회에서 리더쉽을 가진 분들이 모여 회의를 한적이 있을 때,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신 후에 부드럽게 끌고가는 능력이 탁월하셨습니다. 그때부터 많은 의지를 했던 장로님입니다. 교회가 처음으로 합치고 임시로 은퇴하셨던 장로님들이 일년 동안 당회를 운영하셨었습니다. 미국에 오시면서부터 PCUSA 교회를 다니셨기에 누구보다 법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니 한국적이고 법보다는 정을 우선으로 여기는 목사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그런 과정 가운데 일어나는 일들을 지혜롭게 하셔서 두 교회가 한 교회로 움직이도록 모든 열정을 다 쏟으셨습니다. 자녀들이 장로님에 대해서 아버지에 대해서 말씀해 달라고 하면 ‘우리 아버지는 늘 삶의 중심에 교회가 있었고 오랜 생활 장로로 섬기셨기 때문에 아버지는 교회가 전부셨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 분이, 몸이 약해지시면서 주일날만 교회에 나오시는 것이 못내 미안하셨는지 수요예배도 참석해야 하는데 몸이 그렇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2011년 가나안교회에서 처음으로 맞는 부활절 예배! 당시 교회에는 3개의 다른 언어를 쓰는 회중교회가 존재했습니다. 한인, 히스패닉, 그리고 영어회중.... 각기 다른 시간에 예배나 다른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기에 얼굴을 보기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가족이라기보다는 주인과 셋방 사는 분처럼 서먹서먹한 관계였습니다. 그래서 부활절과 추수감사절만큼은 같이 예배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연합 예배에 대한 방향을 정했고, 순서를 정하는 와중에 설교는 산토스 목사님이, 찬양은 두교회가 연합으로, 그리고 기도는 영어와 한국어로는 전창명 장로님이, 그리고 히스패닉은 이재승 장로님이 맡으셨습니다. 그때 장로님이 하신 기도는 앞으로 가나안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가장 교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기도에 풀어 놓으셨습니다. 성품대로 먼저 저에게 기도를 보여 주시고 이렇게 기도해도 되겠느냐고 하시며 만드신 영문 기도문 .... 

처음으로 연합하여 드리는 예배.... 처음이기에 준비도 하고 여러 가지를 같이 하지만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던 순간을 기도로 묶으셨던 순간이었습니다. 

기도의 중심은 One Thing 이었습니다. 교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위해 움직이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짚고 기도하신 것.... 두교회의 연합뿐만 아니라, 히스패닉 회중과 함께 이 지역을 같이 섬겨야 하는 우리들의 처지가 그 단어에 다 들어가 있었습니다. 교회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신사셨던 장로님은 교회에 오실 때 단 한번도 평복을 입고 오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늘 단정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장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단아함을 빼앗아 간 것은 건강이고 세월이었습니다. 언제부터 교회를 못오셨나요? 

치매에 걸리셨다고 하는 것을 알고 찾아간 날에 마지막에 기도를 해달라고 하였더니 넉넉하게 기도해 주셨습니다. 도저히 치매에 걸렸다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아쉽게도 장례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장로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글로써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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