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못한는 말이 ‘돈’이야기입니다. 빌린 돈은 무조건 갚아야 직성이 풀리지만 빌려준 돈은 받을 생각을 못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헌금에 대한 말씀도 제가 뭐 그렇게 초연해서가 아니고 원래 그런 말을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남의 일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연치 않게도 ‘돈’이야기를 한주에 가나안교회 아닌 다른 곳에서 두 번이나 해야만 했습니다. 지난 주 특수아동 교육을 위한 자선 음악회에서는 헌금기도를 맡았습니다. 모든 것이 다 잘 준비되어있는 참 좋은 음악회였는데, 헌금 봉투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헌금바구니 돌텐데, 당황해 하지 마시고 지금 지갑을 열고 행사가 열렸던 교회 헌금봉투에 넣으시라고 안내해 드리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 헌금은 오로지 특수아동을 위해서 쓰여 진다는 사실에 편안한 마음으로 은근히 압력(?)도 넣으며 말씀을 드렸습니다.
두 번째는 복음방송국에서 행하는 공개모금방송입니다. 이것은 제가 5섯번째 진행하는 것입니다. 다섯 번 모두 한 번도 교회에다가 공개 모금방송 진행한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교인들에게 부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기에 여러번 거절을 했지만 고승희 목사님과 같이 진행해 달라는 데에는 거절할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목사님 옆에 매미처럼 붙어서 진행하겠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사실 헌금만을 위해 대략 두 시간 되는 생방송을 끌고 간다는 것이 참 부담입니다. 올해는 다른 해와 전혀 다르게 방송 진행하는 분들의 이름이 나갔나 봅니다.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몇몇 교인들이 제가 방송에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기도만 해달라고 하고는 부담스럽게 금요일 공개방송에 나갔습니다.
사람인지라 제 앞에 진행하시는 목사님들의 방송을 듣습니다. 대형 교회 목사님이 나오시면 교인들이 전화들을 합니다.
네 번의 공개방송을 진행해 보면서 경험한 것을 믿고 나갔습니다. 또한 8년 저의 중보기도를 들으시는 그런대로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 외부교인들과, 저를 위해 기도하는 가나안가족들을 믿으며 나갔습니다.
고승희 목사님이 노련하게 진행하시며 분위기를 끌고 가십니다. 아름다운 교회 교우들이 한참 분위기를 끌고 갈 때, 가나안 교회 여전도회에서 어버이회에서, 그리고 교우들의 헌금이 모니터를 통해서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만불 매칭의 마지막도 저희 교인이 해 주셨습니다. 그때 들어온 헌금이 저희 교회로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그것 한다고 밥을 얻어먹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순간 순간 가나안교회 가족인 것이 참 행복했습니다.
이번 공개헌금의 주제가 ‘아름다운 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복음방송 가족이 아닌 가나안교회 가족들을 경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며 모니터를 보았습니다. 자존감이 돈 때문에 올라간다면 그것은 교만일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 때문이라면 멋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날 제 자존감은 하늘아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