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꿈꾸는 상상 중의 하나가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일 것입니다. 날개는 우리에게 피난처, 자유, 사랑, 희망, 그리움, 인간의 욕망, 그리고 후회를 담는 도구로써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시편 55:6~7에 ”나는 말하기를 만일 내게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내가 멀리 날아가서 광야에 머무르리로다.” 다윗은 친한 친구인 아히도벨부터 배신을 당한 아픔을 한탄하며 피난의 도구로써 날개를 찾고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시성 두보(712-770)는 다사다난한 관직을 떠나 자유로운 삶을 찾고자 하며 날개를 가진 새를 인용하였습니다.
제목: 獨坐(독좌.홀로 앉아)
悲秋廻白首( 비추회백수): 가을이 서러워 흰머리 돌리고
倚杖背孤城 (의장배고성): 지팡이 짚은 몸을 성을 등지고 바라보니
江斂州渚出(강렴주저출): 강물이 줄어 모래섬 들어났고
天虛風物淸(천허풍물정): 텅 빈 하늘에 풍물이 말숙하다
滄溟恨衰謝(랑명한쇠사): 창해로 숨고자 하나 몸이 늙어 한스럽고
朱紱負平生(주불부평생): 마음에 없는 벼슬에 묶여 있네
仰羨黃昏鳥(망선황혼조): 황혼에 날라드는 저 새가 부럽구나
投林羽翮輕(투림우핵경): 날개도 가볍게 숲으로 들어 가네
독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며 결혼행진곡을 작곡한 펠릭스 멘델스존도 날개를 소재로 작곡을 하였습니다. ‘노래의 날개 위에’는 멘델스존의 ‘6개의 노래 Op.34’ 중 2번째 곡이며, 독일의 대표 시인 ‘하이네’의 시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 이 노래는 선율과 화성진행이 매우 감미롭기 때문에 성악뿐만 아니라,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등 악기 연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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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인리히 하이네의 노래의 날개 위에 -
노래의 날개 위에 그대를 태우고 사랑하는 그대여,
갠지스강 가의 풀밭으로 가자 거기 우리가 쉴 아늑한 보금자리 있으리니.
고요히 달빛 받는 장미의 화원. 연못에서 연꽃들은 사랑스런 누이를 기다린다.
오랑케꽃 서로서로 미소하며 별을 보며 소곤거리고
장미들은 서로 정겹게 향기로운 동화를 속삭인다.
깡총거리며 뛰어나와 귀를 쫑긋거리는 가쨀레 영양들.
멀리 귓가에 들려오는 냇물의 맑은 잔물결 소리.
그 화원의 종려나무 아래 우리 나란히 누워 사랑과 안식의 술잔을 나누고 행복한 꿈을 꾸자꾸나.
한편, 날개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뛰어난 장인이었던 다이달로스의 아들인 이카루스는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날고자 했습니다.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迷宮)을 설계했는데 어느 날 크레타 섬 왕의 미움을 받아 어린 아들과 함께 자신이 만든 미궁의 꼭대기에 갇히게 된다. 부자는 좌절하지 않고 창살로 날아 들어오는 새들의 깃털을 모아 밀랍으로 잇고는 날개를 만들어 탈옥을 합니다. 아버지는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더라도 너무 높이 날면 밀랍이 태양열에 녹아 추락하게 된다고 아들 이카루스에게 경고한다. 그럼에도 아들은 하늘로 더 높이 날아오르다 결국 바다에 추락해 죽고 맙니다
1999년 10월 미국 지사장으로 발령을 받아 떠나는 일주일 전까지 숨겼다가 어렵사리 말씀을 드렸는데 통곡을 하셨습니다. 임기만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드렸지만 ‘너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라고 예상을 하시면서 생가의 흙을 담은 병 하나를 주시면서 결코 고향과 엄마를 잊지 말아라.’라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아닙니다.”라고 강한 부정을 하였지만 결국 현실이 되었습니다. 한동안 한국의 노모와 형제, 친구가 보고싶을때 라구나 비치의 망망한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오늘따라 어머니가 더욱 보고 싶습니다. 요즘 그 어머니의 생전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화초 가꾸기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라일락, 장미, 철쭉, 영산홍, 튤립, 플루메리아, 복사꽃 향기 그리고 잉꼬 새소리가 뒷마당을 채웠는데 곧 이사를 갑니다. 새 집에 심을 나무를 상상하며 글을 마칩니다.
첨언: 3월 17일 주일예배 본문 55: 1~13 을 주제의 설교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