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어느 교우와 식사를 할때, 아는 지인이 늘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나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그분보다 먼저 카드를 보내려고 해도 늘 실패하셨답니다. 그도 그럴것이 추수감사절 보내고 바로 카드를 보내면 대략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12월 초에?
그건 좀 그렇지 않나 싶으면서도 크리스마스 준비를 12월이 되기 전에 하면 마음속에 예수님을 더 잘 기다리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11월 마지막날에 집에 츄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도 12월 첫주 대강절 찬양으로 시작해서 12월엔 좀더 많은 크리스마스 곡을 부르도록 했습니다.
11월 마지막 날에 크리스마스 츄리를 하면서 이번엔 참 오래 분위기를 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상하게 크리스마스자 지나가고 나면 다들 느끼시는 것처럼 츄리는 더이상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츄리를 할때는 너무 행복했는데, 츄리를 내릴때 씁쓸한 것은 비단 저뿐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츄리를 만들때 기다렸던 크리스마스가 금방 지나가고 맙니다. 1월 1일 예배드리고 와서 크리스마스 츄리를 다시 박스에 넣는데, ‘곧 12월이 오면 또 할일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습니다. 1월 첫주가 지나면 곧 2월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지요?
20대에 크리스마스를 너무 기다려서 7월 수련회때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불렀던 사람입니다. 한 여름을 보내면서 CD에 크리스마스 캐롤를 듣곤 했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다름은 기다림이 달라졌다라는 것입니다. 어느 어른에게 새해가 되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글쎄요. 별로 감흥이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느새, 크리스마스 츄리가 되어 봅니다. 다시 박스로 들어가는 츄리는 박스로 들어가면서 다시 세상으로 나올 시간을 기다릴 것입니다.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났던 구슬 장신구들은 캄캄한 박스로 들어가며 빛을 일어버리고 11개월이 넘도록 들어가 있을 것입니다. 그 기간은 어두움의 기간이 아니고 기다림의 시간일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삶에 어떤 것들은 그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기대를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츄리를 내리는 것은 그 때가 지나가서가 아니고 다시 새로운 그날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1월이 되면 또 12월이 오고 한해가 가겠구나 하는 것이 아니고 1월이 지나고 12월이 오면 그때 예수님에게 무슨 선물을 드릴까 고민하며 1월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2020년 1월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