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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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진 찍기2024-02-07 11:32
작성자 Level 10

시간이 간다는 것은 아이들이 커간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떠남을 의미할 것입니다. 다행히 저희 집은 큰아이를 빼놓고는 딸아이가 집에서 4년동안 대학을 다녔고, 직장도 집에서 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큰 아이가 때때로 오기는 했지만 대략 6년동안 집에 와서 보낸 시간은 4개월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처음으로 지난 9월부터 온가족이 4개월을 같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사람이라 그런지 큰아들이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했습니다.

이제 1월2일에 미조리로 떠나서 5개월의 훈련과정을 보내고 대략 3년동안 해외에서 군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원은 가장 인기가 없는 대한민국을 지원했는데 독일로 파병결정이 났습니다. 독일은 미군들이 가장 가기 원하는 곳이라, 지원해서 잘 안된다고 하는데, 지원한 한국이 안되고 독일이 된것입니다. 본인은 엔지니어 시험을 잘봐서 그렇다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미 정부에서 한국에 보내는 것이 문제가 발생할 여지(정보 유출등)를 걱정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삼년을 해외에서 보내면 돌아와서도 집으로 안돌아올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그때는 가정을 이루었을지도 모르고, 딸 아이도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제안으로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찍어야 했지만 이젠 아이들이 준비하고 저는 따라만 다니면 됩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이젠 생각도 안납니다. 크리스마스에 온가족이 여기저기 다니며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핸드폰으로 찍어도 워낙 잘 나오다 보니 찍은 사진만 2백여장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밤에 그 사진들을 보다 보니 마음이 짠해집니다. 제가 가족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이 짠함을 아이들이 알까요? 

한국에 계신 권사님이 저희 부모님 생전에 교회 앞에서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오셨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전의 사진인데, 마치 아버지가 살아계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요?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사진찍는 것을 저도, 아내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젊게 보인다 할지라도 사진을 찍으면 나이가 그대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족사진은 젊으려고 찍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찍는 사진들은 아이들이 나중에 살아가는 삶의 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며칠전 Garage에 작은 사진을 모아둔 앨범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보았는지 큰아이가 보았는지..... 아이들이 앨범처럼 사용하는 Instagram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너무 쉽게 핸드폰 사진들을 올리고 편집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넘기며 보는 앨범만 할까요? 이번에 찍은 사진들로 Costco에서 앨범을 두 개 만들어 우리집에 하나 그리고 큰아이에게 보내려고 합니다. 

사진은 추억입니다. 처음 교회앨범을 만들 때 썼던 그 홈페이지에 돌아가신 교우들의 사진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진을 보니 그립기도 하고 보고싶기도 합니다. 사진이 남아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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