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때 크리스마스의 추억은 말할 것도 없이 All night였습니다. 통금이 있었던 시대에 유일하게 통금이 해제된 12월 24일과 12월 31일 밤의 거리를 늘 텔레비젼에 방영하였듯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소년의 마음은 교회 친구들과 밤을 새워 놀고 크리스마스에 예배를 드리러 가는 그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선물을 교환하는 시간에 마음에 맞는 사람에게 선물이 전달되어지길 기다리는 마음도 있었구요. 요즘 아이들이 일년에 한차례 통금이 해제된 날에 수없는 젊은이들이 모여서 밤을 새웠던 그 문화를 이해할까요?
중학교 1학년때 어른들을 대상으로 연극을 했었습니다. 동방박사가 세명이 아니고 네명이라는 전설에 나오는 그 주인공, 기억이 맞다면 그 주인공의 이름은 얄타반입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연기를 잘했는지 교우들이 24일 밤에 울었다는 전설을 남겼었습니다.
새벽송을 기억하시나요? 지난 주에 음악하는 사람들이(카이로스 중창단)을 집에 초대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새벽송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데 이젠 할 수 없는 없어진 문화입니다. 청년, 학생들이 성탄절 곡을 준비해서 집들을 찾아 갑니다. 양초를 들고 교우집 앞에 가서 사중창을 합니다. 그러면 목사님 장로님이 나오셔서 들어오라 하시고 몸을 녹이게 하시고 맛있는 것을 주셨습니다. 40여년전 얼마나 추웠나요. 그런데도 같이 걷는 그 길은 행복하고 좋기만 했습니다. 가장 감격적인 새벽송이요? 말할 것도 없이 성악하는 젊은이 20여명이 갑자기 새벽에 나타나 불렀던 찬양입니다. 그날을 위해서 달려온 친구들... 다음날 섬기는 교회 성가대 솔로리스트들이 그밤에 달려온 것입니다. 집이 좁아 도저히 들어오라 말하기도 어려웠던 그날.... 반지하에 살던 그 집에 몰려와 노래부르며 행복해 하던 그 친구들이 이제 40대 중년이 되어 갑니다. 전도사가 되서 보낸 첫번째 크리스마스이브... 아이들이 밤을 세워 논다고 하니 그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산에 있는 그 교회 근처 여관에 아내와 이제 갓 3개월된 예석이가 누워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출근하는 아내와 아이를 도저히 집에 둘수 없어서 아이들 노는 것만 보고 오겠노라고 하고는 나왔는데 아이들이 워낙 극성맞게 노니 나갈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아침이나 되서야 여관에 가니 아내의 얼굴은 울어서 퉁퉁붓고 그 모습으로 크리스마스에 출근해야 하는 아내를 보내고... 예석이와 보냈던 1995년, 첫 전도사 시절의 크리스마스도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입니다.
성탄절이 가까와집니다. 어느 교우께서 12월에 성탄절 찬양을 더 많이 불렀으면 좋겠다 하셨습니다. 그랬습니다. 12월인데도 성탄절 찬양을 잘 안부릅니다. 그래서 지난 주 부터 성탄에 관련된 찬양을 부르려고 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예전 사춘기 시절로 돌아간다면 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더 간절하게 바라지 않을까요?
땡그렁 땡그렁 길거리 마다 울려퍼졌던 구세군 사관의 종소리가 들리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우리의 마음이 더 낮아지고 겸손해질 필요가 있는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