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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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하나님께 드리는 시간2024-02-07 11:30
작성자 Level 10

1989년 5월, 30개월의 군 복무기간을 마치고 제대하였습니다. 제대를 하고 마땅히 복학을 하여야 했지만, 이상한 병에 걸려 1년간 학교를 휴학했습니다. 이상한 병은 다름 아닌 ‘겉멋’이었습니다. 올림픽 경비대에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할 일이 없었던 것은 직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치동에 있던 부대 앞에 있는 증권사 빌딩에 들어가 하루 종일 증권동향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이북사람들을 중심으로 만든 동화은행 주식을 샀습니다. 그 주식은 오로지 이북출신들만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모님을 설득해서 주식을 샀습니다. 주식을 알지도 못하는 부모님이 맏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한 것입니다. 두 번째 동화은행이 주식을 배당할 때도 샀습니다. 이북도민의 힘을 모으고 은행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신념 속에 진행했던 그 일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실한 경영, IMF때 동화은행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엉뚱한 곳에 귀한 시간을 허비한 것입니다. 

또 다른 겉멋은 복학하지 않고 일년을 돌아다닌 것입니다. 제대하기 전에 세웠던 계획은 일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원하는 곳을 가보고, 읽고 싶은 책을 원없이 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수중에 늘 돈이 많았습니다. 1987년도부터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지낼 때는 올림픽 조직위에서 나오는 돈까지 합쳐서 거의 군인 월급의 40배가 넘는 돈을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멋진 인생인줄 알았습니다. 1990년 5월에 예수님을 만나기 전의 일입니다. 그때 돌아가신 김인수 교수님의 말씀을 일년만 먼저 들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젊었을 때 자신이 원치않는 일을 열심히 한사람은 평생 자신이 원하는 일만 하고 살고, 젊어서 자신이 원하는 일만 하고 산 사람은 평생 자신이 원치않는 일을 하고 산다” 예수님 만나고 나서 들은 이 말씀에 저의 일년이 얼마나 후회되던지요. 그리고 훗날 학생들에게 제가 수도없이 하게 된 말이 되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SEED선교회 박신욱 선교사님의 부탁으로 단기선교사들에게 ‘선택’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대상은 대부분 20대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학업을 중단하고 일년동안 하나님을 위해 살아가는 훈련을 받겠노라고 하며 모인 젊은이들입니다. 피지, 카나다, 호주, 마다가스카, 아프리카, 러시아 그리고 한국.... 대부분 선교사나 목회자의 자녀들입니다. 학교를 휴학하고 온 젊은이들... 

거기에 제 대학 후배도 있었습니다. 러시아에서 16년을 자라고 외대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는 자매입니다.... 

왜 지원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중학교때까지는 하나님과 정말 가까웠는데, 학교생활 하면서 하나님과 너무 멀어져 위기감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얼마나 이쁘던지 말입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자신의 앞날을 바르게 결정하기 위해 일년간 훈련을 받기로 한 젊은이.... 법학을 전공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지를 고민하며 오게 되었다는 젊은이까지.... 

인생을 돌아보면 후회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의 일년 휴학은 멋진 삶 같았는데 결국 돌아보면 버린 시간과 같았습니다. 

가장 절실한 시간에 하나님께 젊음을 드린 그 젊은이들이 한없이 이뻐만 보입니다. 그들의 앞날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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