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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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들 보내기2024-02-07 11:37
작성자 Level 10

성경에 결혼은 부모를 떠나는 것으로 표현되어 집니다. 한국 남자는 결혼을 해도 부모님을 떠난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지내고 보니 성경 말씀이 맞습니다. 부모님에게 묶여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부부관계가 힘들어 집니다. 그런 상태로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부가 화목하면 부모님에게도 좋은 자녀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젊었을때는 부모님을 떠나는 것이 참 어려웠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큰 아들 예석이가 지난 목요일 갑자기 독일로 6월 1일에 떠난 다고 합니다. 원래는 6개월 훈련 후 한 달여 머물러 있다가 돌아가는 일정이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든 군인은 머물던 자리에서 바로 근무지로 떠나는 명령이 떨어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짐을 독일로 보내는 문제는 둘째치고, 아들을 못보고 보내는 집사람을 보는 마음이 참 어려웠습니다. 급하게 비행기 표를 구해 주일 예배 후 미조리 St.louis로 가서 하룻밤을 보내고 차를 렌트해서 아들이 머무는 곳까지 두시간 운전하여 방문했습니다. 주변은 정말 시골이 맞구나 싶을 정도로 도로엔 죽은 동물들이 널려 있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죽은 사슴만 두세 마리를 보았으니 다른 짐승들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고생했으리라 생각한 아들은 정말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아들이 준비한 스케줄대로 그날 하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참 갈 곳 없는 동네입니다. 아이가 그런데로 맛있다는 식당을 찾아 식사를 했습니다. 어떻게 했느냐구요? 많은 식당이 문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미조리는 코로나와 상관없는 도시 같았습니다.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것은 우리들뿐이고 캘리포니아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가족이라는 것은 너무 보고 싶다가도 보고나면 싱거운 관계라고 하지요. 한 두 시간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떠들고.... 

같이 있는 시간은 정확히 9시간, 저녁이 되면 예석이는 부대로 우리는 St. louis로 돌아와 그 다음날 새벽에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합니다. 

타던 차를 독일로 가지고 간다고 해서 새 타이어로 바꾸고, 제 이름으로 있던 명의를 바꾸고, 부족한 대로 가야 할 짐들을 정리합니다. 아이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름대로 잘 살고 있었습니다. 학생때 받은 Loan을 갚기 위해 거의 모든 월급을 빚을 갚기 위해 애쓰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그것도 젊을 때 해야 하는 일입니다. 걱정하는 저에게 “아빠 아들이잖아. 걱정하지 마”라고 하는데 위로도 되고 이젠 정말 다 컸다는 생각도 합니다. 

주일, 수요일 모두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며 신앙생활도 나름대로 잘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도리어 우리들을 걱정합니다. 아주 짧게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립니다. 거기는 매일 비가 온다고 합니다. 집사람의 눈에 어리는 것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르겠습니다. 집사람 보기 민망해 앞만 보고 운전하게 됩니다. 떠나는 것도 어려운데, 이젠 계속 떠나보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인생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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