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목회를 할 때 그때 젊은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관심은 컴퓨터, 프로젝터, 오디오, 자동차 같은 것이었습니다. 제 방에 들어가 있던 오디오는 사람이 들어오면 저절로 열리면서 음악이 나왔던 파나소닉이었습니다.(그 좋은 것이 얼마전 교회 야드세일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단 10불에 팔렸답니다)
유난히 그런 쪽으로 발달했던 젊은이들로 인해 여자들 쇼핑하듯, frys, best buy등을 가서 몇 시간씩 보내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교회에 컴퓨터 6대를 설치하고 컴퓨터 교실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컴퓨터가 낙후되면 고치고, UPGRADE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 교회에 가장 큰 대박이 Black Friday입니다. 어디에 컴퓨터, 모니터(당시 모니터도 비쌌습니다)가 싸게 나왔다. ram은 베스트 바이쪽으로 가자... 더 놀라운 것은 미리 밤을 새워가며 문열기 전까지 기다리자는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청년들, 목사에게는 50% Sale하는 것이 그렇게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추수감사절날 줄을 서서는 불가능했습니다(보통 그때는 목요일과 금요일 경계인 밤 12시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며칠 전부터 텐트치고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차를 몰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실패하였습니다.
실패하기도 하고 손에 넣기도 하면서 그렇게 추수감사절이 되면 청년들과 전자제품을 사는 일이 일이었고, 차를 사면 늘 추수감사절 때 즈음하여 같이 차를 사러 돌아다녔습니다. 왜 그렇게 남이 사는 차에 관심이 많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돈주며 하라고 해도 못하는 일들을 즐겁게 했었습니다. 이젠 다 추억이 된 듯 합니다. 오래전 어른들이 ‘나도 왕년에는 그랬었다’라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좋아하던 것들이 바뀐다는 것이 이런 것인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으니 아무리 싼 텔레비전이 나와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큰 텔레비전이 나오면 부러웠는데 가격이 턱없이 내려가도 쳐다보지 않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추수감사절 음식에 대한 환상이 깨졌습니다. 아무리 좋아하려고 해도 칠면조 고기는 맛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 가면 추수감사절에 온 가족이 모인 식탁위에 올라가 있는 칠면조를 보면서 미국에나 가야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 기대했었습니다. 한 두 번은 무슨 맛인줄도 모르고 먹었습니다. 그런데, 먹을수록 왜 칠면조였는지를 알겠습니다. 너무 맛이없어 인디언들도 잘 먹지 않았던 것입니다. 닭고기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수감사절 저녁에 갖는 만찬이 좋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모여 감사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올해 감사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무엇을 먹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요? 무엇을 사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요? 추수감사절보다 그 다음날이 기대된다면 그것도 잘못된 것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나이가 들어가면서 근본적인 것, 제정신으로 돌아와 추수감사절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아마 어른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떤 선물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빼꼼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주들, 자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요? 나이가 들면 추수감사절이 제대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