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설교/컬럼

제목복권에 대한 아스라한 생각들2024-02-07 11:19
작성자 Level 10

한국에서 최초로 시작된 복권은 주택복권이었습니다. 한국사람에게 있는 열망 ‘내집마련’과 더불어 복권은 시작부터 열풍이었습니다. 고정된 활이 화살을 끼어넣고 사회자의 구령 “자 준비하시고 쏘세요”하면 화살이 날라서 숫자에 꽂혔습니다. 

45년전, 아버지가 목회하시던 교회가 커질 즈음에 기도 중에 보인 인삼 세뿌리를 보고, 교회와 붙어있는 국유지를 무리해서 샀습니다. 그때부터 교회는 여러 가지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목사가 땅을 좋아한다” “저 땅은 목사가 가지려고 산땅이다” 아닌 줄 분명히 알면서도 소문이 그렇게 났습니다. 그리고, 그 땅의 이자를 교회가 문 것이 아니고 부모님이 내야 했습니다. 헌금은 줄었고, 아버지에 대한 소문은 안좋게 났습니다. 어머니는 그 돈을 마련하실려고 때때마다 돈을 꾸러 다니셔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때부터 복권을 사셨던 것 같습니다. 주일날 예배를 드린 후, 주택복권 당첨을 보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어쩔 때는 복권에 손을 얹고 기도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아무리 기도해도, 아무리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보았어도 복권에 당첨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조명아래, 복권 한 장을 두고 하나님의 은총을 바랬던 그 날들은 참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마음 한켠에 남아있습니다. 어머니가 얼마나 힘드셨는지 “어떤 차가 와서 딱 쳐서 죽었으면 좋겠다”말씀하신 때도 그때였습니다. 이래저래 복권은 아픔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재미로라도 복권을 구입한 적이 없었습니다. 딱 한번 로또 열풍이 불던 몇 년전 집사람 차에 기름을 넣었는데 종업원이 거스름돈을 주지않고 복권을 주는 것입니다.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혹시나 하는 이상한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서 집사람에게 그때 그 복권 어디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안맞아 버렸다는 것입니다. 우리 집사람은 그런 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을 알기에 “당신이 그걸 맞춰 보았단 말이야?” 라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껌을 버리려는데 싸서 버릴 종이가 없어 거기다가 싸서 버렸다는 것입니다. 마침 그때 일등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스개 소리로 그 번호가 일등이었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이번 복권의 일등이 18억 달러(약 2조원)라고 합니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액수라고 합니다. 당첨될 확률은 3억250만분의 일이라고 합니다. 

CNN에서 복권을 사고 기대하는 분들에게 재미있는 그러나 맞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분명히 누군가는 당첨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아니다’ 

맞습니다. 저는 제가 분명히 아닌 것을 알기에 사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누구든 자신이 되리라고 생각하시며 사는 분들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추첨일이 지나기까지 바라는 요행, 그 즐거움이 있습니다. 

천국에 가는 길이 복권과 같다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다행히 천국은 추첨이 아닌 믿음으로 간다고 합니다. 이 땅에 원없이 돈을 써보는 천국은 못 누려도 믿음으로 가는 천국이 있으니 오늘도 어깨펴고 살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로또맞은 사람입니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