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교회에 없는 것이 참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새가족반이 없습니다. 왜 없는가 궁금하시죠? 저희 교회 오시는 분들 중에 새가족반을 다른 교회에서 안하신 분이 있을까 싶습니다. 새가족반을 하고 그리고 다음 스텝, 그리고 뭐 뭐... 하는데 그것이 정말 교회를 위한 것일까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나안 교회의 꿈꾸는 것 중에 하나가 ‘아둘람 공동체’였습니다. 누구라 할지라도 받아서 같이 할 수 있는 공동체, 유대인 철학자 마틴 부버가 말한 ‘나와 너’ ... 나 자신을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할 때 다른 사람이 하찮게 보이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도 괜찮게 바라 볼수 있는 공동체” ... 그런데, 점점 더 어렵다고 느낍니다.
며칠 전 샌디에고에서 사역하는 전도사님이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오렌지 연합교회에서 고등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샌디에고의 큰 교회 청년부 사역자로 섬기고 있는 30대의 젊은 목회자입니다. 고등학생 때 보았으니 거의 14년을 넘게 지켜본 사이이지요. 사랑하는 전도사이지만 갑자기 전화하면 겁부터 납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교회 문제일까? 아니면 가정의 문제일까?...
이미 만권이 넘는 독서량과 탁월한 리더쉽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에 무슨 문제인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시간이 안맞아 몇 번 약속이 어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샌디에고에서 올라온다고 하니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의 만남!
식사를 하러 가는데 오늘은 자신이 꼭 사야한다고 말을 합니다. 제가 웃었지요. “난 나이어린 사람 밥은 안먹는다” 라고 말하고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자신이 왜 밥을 사야 하는지 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임전도사가 교회에 오면 가끔 짜장면 먹자고 했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가든글로브에 가서 가끔 짜장면을 먹었답니다. 저는 기억도 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때 교회는 늘 먹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청년들 데리고 밥먹으러 가는 일이 목회와 같았습니다.
전도사님이 그 이야기를 가끔 청년들에게 설교를 했는데, 지나고 나니 그때 목사님이 얼마나 어려우실 때 그랬나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그랬습니다. 그때는 아내가 일을 할 때도 아니었고 주머니가 풍족할 때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청년들 데리고 밥먹으러 다니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예수를 믿건 안믿건 그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밥먹으면서 예수 믿으라고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밥먹고, 술먹고 와도 교회만 나오라고 하고...
임전도사가 30대가 되어보니 그 식사값 대시려 얼마나 힘들었을지가 이해되더랍니다. 그러나 틀렸습니다. 그때 전혀 힘들지 않았고 행복했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조건없이 나와 너로 만나주셨듯이, 저도 청년들을 나와 너로 만났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와 너로 만났던 임전도사와 지난 금요일 참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제가 낼것이라 생각하고 비싼데로 갔지만 편하게 먹었습니다. 임전도사에게도 그날이 행복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떠나기 전 부탁했습니다. 훗날 내가 임전도사 필요로 할 때 와주면 좋겠다... 웃으며 기도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가슴이 뭉클합니다. 이제 교역자로 만나 ‘나와 너’를 이룬 임강영 전도사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