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8일 오후 6시
제 목회 인생에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지난주일! 모두 6편의 설교를 주일까지 했습니다. 몸이 말을 안듣는다 생각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양춘복 권사님! 이미 양영구 집사님의 몸이 심상치 않음을 알았지만 저에게 제대로 말씀을 전달하지 못하셨습니다. 어렵게 전화를 하셔서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는 말씀에 아내가 운전해서 병원에 찾아뵙습니다. 누워 숨을 가쁘게 쉬시는 것이 곧 돌아가신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다리는 이미 퍼렇게 변해진 상태였고 다리가 쥐가 계속나서 고통하고 있으셨습니다.
처음 집사님을 뵐 때의 인상이 아주 완고하고 단단한 성과 같이 느껴지셨던 분입니다. 좋은 성벽과 같은 것은 어느 권사님의 표현처럼 ‘간사함이 없는 나다나엘’의 모습이었고, 나쁘게 말씀드리면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 믿기 너무 힘든 분입니다.
목사에게 실망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으셨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행히 편안하게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누구에게도 쉽게 하지 않으셨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둘만 있으면 하셨습니다. 4년 전 이맘때에도 돌아가실 만한 큰 수술을 하셨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쭉 하셨습니다. 가난해서 받았던 설움.. 원하던 대학 못가고 해군사관학교를 가서의 무너진 자존심... 교회....처음 듣는 이야기를 쭉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신 말씀이 “하나님이 2년만 더 살려주시면 좋겠는데...”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4년이 지났습니다. 그런 완고한 분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양춘복 권사님이 흘리신 눈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약해지시면 하나님을 찾다가 다시 회복되시면 돌아서는 날들이 반복이었습니다. 권사님의 고통도 집사님의 신앙적 변덕을 따라서 힘들어 하셨습니다. 얼마나 교회에서 오랜시간을 우셨던지...그러다가 작년부터 정말 몸이 약해지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산소통을 들고 교회 나오시는 것도 어려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금요일 오전에 집사님께서 더 이상의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셔서 임종예배를 드리면 모든 치료를 끝낸다고 하셨습니다. 의식이 없는 분도 아니고 멀쩡하게 말씀하시는 분을 두고 임종예배라니... 마음이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해 말씀을 준비하고 아내랑 병원을 찾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병실을 들어서는데 집사님은 앉으셔서 우리를 맞으시는데 얼굴이 너무 환해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오시는 분들 한분 한분의 이름을 부르시고 말씀하시고 자녀들에게 축복하셨다고 하셔서 목사에게 하실 말씀은 없으시냐고 했더니 5분정도를 간절하게 축복하며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드려지는 임종예배! 어렵게 전하는 메시지에 집사님은 ‘아멘’ 으로 화답하셨습니다. 마치 곧 회복되어 나오실 분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언제 그런 미소를 보였나 싶은 모습으로 기쁨으로 우리에게 인사했습니다. 먼저 간다고 말입니다. 나중에 보자고 말입니다. ‘천국의 소망’ 정말 천국의 소망을 가진 분은 저런 모습이다 싶은 얼굴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축복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11시간이 지난 토요일 오전 6시 소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