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어떤 이야기를 들으실 때 충격을 받으시나요?
사실 살면서 충격적인 이야기 보다는 기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충격적인 이야기는 대부분 남의 이야기 아닐까요? 텔레비전 뉴스에서 “충격적인 뉴스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대부분은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남들의 이야기가 가끔 충격입니다. 우리의 삶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이죠.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우리와 관련 되어져 있습니다. 한국은 태아의 성별을 안 알려줍니다. 집사람이 처음으로 임신했다고 했을 때, 아이가 남자 아이일까 여자 아이일까 기다리게 됩니다. 그리고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아들, 딸 구별하지 않지만, 아들이라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에게 전화드려 ‘아들이래요’라고 말씀드릴 때 부모님의 반응, 그 기쁨이 고스란히 전화로 전달되어졌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기쁨 탄성은 저에게 기쁨소리로 다가왔습니다.
미국에 오는 비자 인터뷰할 때 자신만만하게 들어갔다가 떨어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영사가 거절이라는 도장을 찍어 창구밖으로 내보내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을 느꼈습니다. 그는 망연자실한 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유난히 많이 보았던지, 무표정한 영사의 얼굴로 다음 사람을 부릅니다. 미국에서 참 자주 듣는 언어 ‘Next’.... 그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서류가 워낙 완벽했기 때문에 떨어지리라 생각하지 않고 선교단체 사임, 교회사임, 전셋집 내놓고 미국에 들어가는 준비 하던 때라 그때의 충격을 정말 컸습니다. 20대라면 모를까 30대 두 아이의 아빠가 인생의 전환점에서 앞이 막히는 것은 참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미국비자는 한번 떨어지면 다시 붙는 것도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도 기도하면서 다시 도전, 그리고 기적적으로 미국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목요일, 또 한번 잊지 못할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모란각에서 식사 후에 교인과 헤어지고 아리랑 마켓옆, 안경점을 가게 되었습니다. 안경은 늘 한국에 가던 안경점에 전화해 놓으면 동생이 알아서 보내줬는데, 매번 그것도 미안한 일이라 알아보려고 들린 것입니다.
일하는 여직원을 만나기 전까지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인상도 서글 서글하고 친절했습니다. 이것 저것 물어 보고 그랬는데, 이분이 저를 보고 참 충격적인 말을 던졌습니다.
“아버님....” 저는 저에게 말하는 것이 아닌줄 알았는데, 또 다시 “아버님”
청년, 총각이라는 말은 들어보았습니다. 아저씨, 혹은 흔하게 부르는 ‘사장님’소리는 들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이라니....
6. 25를 잊지 못하지요. 저에게 2020년 10월 15일이 잊지 못할 날입니다. 아버님이라니... 제발 아저씨라고 불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