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런 목회자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교우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때마다 참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병들어 돌아가시고 나이들어 돌아가시는 교우들을 보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성경에 있는 말씀처럼 한번 죽는 것입니다. 슬프지만 받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올해에만 다섯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이철현 장로님도, 김영재 집사님, 김종철 집사님, 장기춘 권사님 그리고 변청자 권사님....
안타깝지만 그래도 70은 넘기시고 가족들 사랑받으며 가셨습니다. 지난 주일새벽에 또 다른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이별은 다른 이별과 다르게 그냥 어이없는, 이상한 이별이었습니다.
‘000 목사’
대학선배이고 신학교 동기입니다. 저보다 3살 많은 형...
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선생님하다가 30대 중반에 신학교를 들어왔습니다. 넉넉한 웃음과 따뜻함이 베어 있던 형입니다. 하나님께 부름 받은 사명이 특별해서 일까요? 교회를 개척했다는 소식을15여년 전에 들었습니다. 그때는 모두 젊은 나이이기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할 때 아닐까요? 그러나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술도 안마시는 목사님이 간경화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게 되었습니다. 목회를 못할 지경이다 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다행히 간 이식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년전 정말 복된 소식이, 모두들 기적이라고 말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두교회가 연합하기로 한 것도 놀라운 일인데, 교회가 있던 서울근교 남양주는 수도권 근접지역으로 갑자기 금싸라기 땅이 돼서 두교회 건물을 팔고 참 아름다운 교회를 연합과 동시에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교회에 비해서, 교인들이 헌금할 필요도 없이 건물만 팔아도 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 전까지 김진광 목사님이 참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분의 순수함과 열정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라고들 했습니다. 성품이 워낙 따뜻해서 모든 동기들이 다 좋아했습니다. 건축하고 입당예배를 드릴 때 모두들 좋아한 것이 올 2월이었습니다.
9월까지도 열정적으로 목회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쓰러졌어도 금방 회복할줄 알아 사모님이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식을 못차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교우들에게, 신학교 동기들에게 알렸다고 합니다. 9월 둘째주까지 멀쩡하게 설교를 했으니 누가 그렇게 멀쩡하게 보이는 목사님이 갑자기 2주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줄 알았겠습니까?
많은 분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주일 새벽에 동기들이 조문을 간다는 글들을 올릴땐, 너무 황망해서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오는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순서가 없다는 말씀이 웃어 넘길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 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내다 보면 주님이 부르는 그날이 오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형이며 동기인 목사님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