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아르헨티나 최북단에 있는 원주민들에게 선교를 다녔었습니다. 신발도 물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 교회가 세워지기까지 지원하기로 했었습니다. 지금은 80이 넘으신 장로님들이 6,70 대이실 때 다녀들 오셨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몇 차례 다녀왔는데, 2009년도 선교 일주일 전에 심장에 이상이 생겨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입원해서도 선교 가는 것을 취소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혈관이 막혀 심장마비가 온 것이 발견되어서야 몸에 스텐트를 하게 되고, 출발 이틀 전에 선교취소가 되었습니다. 월요일에 입원하여 수요일이 되도록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때 동역하던 조성우 목사님이 참 고생했습니다. 목사는 알리지 말라고 하지, 교인들은 자꾸 묻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리고 토요일 날 퇴원하고 그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설교하였습니다. 폼을 다 잡는 것입니다.(언제쯤 철이들까요?)
이후로 서 너 번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회를 합친 후 2011년에 다시 한 번 똑같은 문제로 입원했고 2014, 2016년도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모두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교회다가 알리지도 않고 조용히 갔다가 조용히 나왔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똑같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맥박이 50이하로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정맥이 심하게 온 것입니다. 보통은 맥박이 빨리 뛰는데 그때는 반대였습니다. 몇 시간을 계속해서 50 이하로 뛰더니 결국 4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심장도 조여 오고 할 수 없이 Urgent care에 들어갔다가 심전도 검사에 이상이 생겨 엠브런스를 타고 다른 병원 응급실로 갔다가 또 다시 다른 병원 응급실로(같은 날 엠브런스를 두 번 탄 날입니다)... 맥박은 40 이하로 내려갔다가 다시 90 이상으로 올라가기를 하루 종일 널뛰기를 하는데 왜 그런지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6차례 걸친 심전도 검사에, 하루 종일 널뛰기하는 부정맥으로 몸이 지쳐버렸습니다.
저는 교인들에게도 가족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하는 아내가 걱정할까봐, 저녁에 근무를 가기 위해 자는 딸이 걱정할까봐 혼자 차를 타고 병원에 들어갔는데 일이 커진 것입니다. 입원이 결정되고 할 수 없이 가족들에게 교역자들에게 알렸습니다. 아침에 저의 상태를 걱정했던 딸이 제가 혼자 병원에 들어가 입원한 것을 얼마나 미안해하던지 곧장 휴가를 냈습니다. (이글을 쓰는 이유는 건강치 못한 모습 보이는 것도 미안하고 어차피 수요 예배에 안 보이면 걱정하실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집사람도 처음 일할 땐 심장혈관센터 간호사였고, 딸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이 번갈아 가며 저와 함께 있습니다. 딸이 제 검사결과를 보고, 하나 하나 체크해 가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아버지는 별것 가지고 다 행복합니다. 그리고 행복해 하는 순간 몸이 정상으로 온 것 같습니다. 병에 가장 좋은 것은 가족인 것 같습니다. 사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