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곳에서 돌아가신 선친의 사진을 발견한다면 마음이 어떨까요?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아버지의 사진을 발견하였다면 그것처럼 가슴떨리는 은혜가 있을까요?
한주일동안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저에게 주신 것은 평생 원없이 십자가를 묵상했다라는 것입니다. 목사가 늘 십자가를 두고 살아야 하지만, 그것과 십자가와 연관된 설교를 6편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 일것입니다. 저에게는 복되기도 하고 벅찬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토요일.... 막내동생으로부터 문자가 와 있습니다. 막내는 문자를 보내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보낸 시간이 오전 6시 33분, 6시 50분이면 당회를 시작해야 하는데,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었습니다. 혹이나 어머니 일이면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빨리 읽고 들어가자... 그리고 읽기 시작한 동생의 글은 하나님께서 고난주간에 저에게 주신 가장 큰 위로와 같았습니다.
제 막내동생은 감리교회 권사입니다. 감리교회는 장로가 없고 권사가 있습니다.(장로교 목사 아들이, 처가 따라 그렇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일을 처리하러 문래동감리교회를 방문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잘못 찾은 곳이 문래동성결교회... 잘못 온줄 알았지만 예전에 아버지가 시무하셨던 곳인 것을 기억하고 그냥 들어갔다고 합니다. 뻘쭘하게 있다가 화장실만 다녀오고 나오려는데, 두 사람이 나오더니 “어떻게 오셨느냐?”고 묻더랍니다. 평일의 낯선 방문자가 아무래도 이상해 보일 수가 있었을 테니까요 동생이 “제 선친께서 예전에 여기서 시무 하셨다고 합니다”라고 라고 이야기 했더니 아버지의 성함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생은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드렸습니다.
그러자 그중의 한분이 동생을 데리고 교회 로비로 안내하여, 전시된 사진을 보게 했는데, 바로 아버지임을 알고는 눈물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동생을 인도한 분은 그교회 장로님이셨고, 사진속에 아버지 옆에 서 계신 권사님이 장로님의 장모님이셨답니다. 생전에 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하셨고, 정말 고생하신 분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 동생이 아버지의 존함을 대자마자 그분은 바로 상황 파악이 되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회 과거를 조사하고 사진전시를 하시면서 그 모든 것을 준비하신 분이 그 장로님 이셨던 것입니다. 아마 그 사진도 장로님의 장모님이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헤어진 후에 장로님이 보내주신 아버지의 예전 모습, 그것을 받은 동생이 바로 사진과 함께 보낸 준 것입니다. 1958년도에 찍은 사진...
아버지가 2대 교역자로 부임해 그해 건축하시고 2년후 다른 교회를 개척하기 위하여 떠나신 교회...
교회 홈페이지를 들어갔습니다.
작년 60주년 행사 슬라이드에 아버지의 얼굴, 아버지가 세우신 교회의 모습이 교회 홈페이지에 있었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저를 붙들고 하셨던 개척의 이야기들... 싫고 질려만 했던 그 이야기가 이젠 자랑스러움으로 저에게 다가옵니다. 잊고 있었던 사실이 다시 다가올 때, 나이가 먹나 봅니다. 감동이 10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고난 주간이 끝나는 날 저에게 목회적인 영성을 부어주신 육신의 아버지, 사진을 받는것은 정말 하나님이 디자인하지 않고서는 받을 수 없는 축복입니다. 오늘 제 아들은 산호제의 교회에서 자신의 신앙으로 침례를 받습니다. 이모저모로 은혜의 부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