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붙이기를 좋아합니다. 찬양 경연대회를 해도, 요리 경연대회를 해도 제목을 붙여 상을 주는데, 가끔 하나님은 저에게 참 특별한 은사를 주셨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많은 분들이 미리 생각했느냐고 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순간에 번뜩하고 나옵니다. 설교의 제목을 정할때가 사실 제일 힘들고, 어떤 일에 의미를 부여 하며 이름을 붙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처음으로 이름을 져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아들을 낳고 였습니다. 많은 가정이 그렇겠지만, 자식의 이름은 할아버지가 보통 짓지요. 반대로 저는 먼저 정하고 어머니에게 보여 드렸더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한참 예수님의 예, 혹은 하나님의 하자를 사용하여 이름을 짓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시기입니다.
똑같은 이름을 짓기는 싫고, 그렇다고 이름을 잘못 지어서 아이가 자라면서 놀림감이 되는 것도 싫었습니다. 고민고민하다가 보니 예석이라는 이름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반석이라는 뜻입니다.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더니 너무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를 뵙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 아이 이름을 예석이라고 지을 생각인데 아버지 생각은 어떠세요?”
아버지는 아들이 정했다니 반대는 못하시고 딱 한자만 양보하셨습니다. “예로부터 위대한 인물들은 다 ‘봉’자를 썼다. 그래서 반석이신 예수님을 받들다 해서 봉석으로 하자”
“네 아버지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물러났습니다.
‘김봉석’ 우리 첫 아들의 이름은 봉석이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 다음 아이들의 이름은 ‘봉림’ ‘봉준’ 입니다.
그러나 당일날 아무 말씀도 안하시던 어머니가 밤새 아버지를 괴롭게 하셨는지 다음날 아버지께서 “생각해 보았는데 예석이로 하는 것이 좋겠다”하셔서 예석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딸아이의 이름은 종말 신앙을 가진 어머니께서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슬기로운 처녀”라고 하시며 예림이라고 정하자고 했습니다,
교실을 세개 만들면서 이름을 정하자고 광고를 했더니 많은 이름이 올라왔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믿음’‘소망’‘사랑’입니다. 그 외에도 성경적인 의미가 있는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등과 길, 진리, 생명, 등도 나왔습니다. 참 아름다운 이름들. 꿈터, 아침이슬, 평화의 방, 행복방,등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적인 나그네 길가는 방, 새사람으로 옷입는 방등도 있었습니다.
저희 교인들은 모두 작명에는 탁월한 은사가 있지 않나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너무 많은 60여개가 넘는 이름중에 세개를 고르는 것입니다. 너무 어려워 이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구역장들에게 이름을 고르라고 할 생각입니다. 그분들이 고른 것은 구역식구들이 그래도 힘을 보탠 것이라 믿고 배점 3점, 그리고 일찍 나오신 성가대원들이 고르신 것은 배점 2점을 곱해 가장 많은 배점을 받은 세가지를 고르려고 합니다. 무슨 이름을 정해도 저희교회 어른들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마는 그렇게 함으로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교회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작명 그것 참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