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이 한국의 선교단체에 목적 헌금을 하셨는데, 제가 보내기로 했습니다. 한국으로 나가는날 Check를 받았지만, 결국 미국에 돌아와 wire로 보내기로 한 것이 2주전 월요일입니다. 잘 안가던 플러튼에 있는 은행을 들렀습니다. 한국 선교단체에 보낼 서류를 준비하고, 어떻게 보내면 좋겠느냐고 은행창구에서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교회에서 받은 check는 받는 사람이 공란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창구직원은 저에게 Pay to the order of에 제 이름을 쓰고 보내면 된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이름을 썼더니, 갑자기 교회에 전화를 해서 확인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에 너무 어이가 없어 쳐다보았습니다. 만약에 창구 앞이 아닌 곳에서 제 이름을 썼더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거기다가 Cash라고 써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쓰라고 하고 썼더니 조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요즘 은행법이라고 합니다. 속으로 든 생각이 뭘까요? “나를 의심하나?” 제 얼굴의 불편함을 느꼈는지..“요즘 은행이 요구하는 일이다”라고 자꾸 말하는데 꾹 참고 “교회에 전화해 보시라”고 했더니 ”월요일이라 교회가 쉬지 않는냐?“ 고 묻습니다.
제가 정색을 하고 Signer가 아마 신도범장로님, 그리고 정지나집사님으로 되어 있을테니 그분들의 개인전화번호일 것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컴퓨터로 뜨는 분들이 맞았을 겁니다. 그 정도 되면 “믿겠습니다”할텐데 전화를 합니다. 신도범 장로님도 전화가 안되고 정지나 집사님도 전화가 안됩니다. 그 사이에 이 분은 제 어카운트도 확인 했을 것입니다. 정지나 집사님이 무슨 일인가 하고 은행으로 전화한 것이 아니고 저에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상황을 설명하고 바로 은행직원을 바꾸어 드립니다. 그러자 정지나 집사님과 통화하며 말을 합니다. ”이분이 한국으로 돈을 보낸다 하는데...“ 제가 말을 끊었습니다. “지금 wire로 송금하려고 하는 대로 바꾸어 주십시오.” 혹이나 정말 내 어카운트로 넣는 것이 아님을 굳이 강조해서 알렸습니다. 주변의 창구직원들이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공기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거기서 목사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꾹 참고 그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기서 보낸 시간이 대략 40분... 송금한 서류를 받으며 “제가 이 은행 거래 19년인데,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라고 했더니 그분이 “요즘 이런 일은 흔한 일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불편했지만 내색 않고 마지막 인사까지 하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기분은 정말 안 좋았습니다.
다시는 갈일이 없을 줄 알았던 그곳, 그 다음 주에 거기를 또 가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또 그분입니다. 그분이 저에게 갑자기 묻습니다. “목사님이세요?” 누가 그렇게 물으면 “아닙니다” 제가 밖에 나가면 절대로 안하는 말이 목사라는 말입니다.
그러자 그분이 재차 “목사님이시죠?” 웃으며 말하기에 저도 웃으며 “절대로 말 못합니다”라고 말씀드리자, 갑자기 “저의 남편도 목사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너무 놀라서 쳐다보니 “목사님 저도 밖에서 목사라고 말하는 분들 싫습니다.”
사모님이 은행창구에서 교회 관계자들을 보며, 목사를 보며 뭔가를 느끼셨었나 봅니다. 꾹 참기를 잘했지... 일하시면서 경험한 사모님의 아픔에 제가 무게를 더할 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