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유사 업종이나 동종업종은 같은 건물이나 지역에 가게를 내지 않는 것이 상도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도덕이 무너진 곳들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족발집으로 유명한 장충동 먹자거리입니다. 그런데, 상도덕이 무너진 것 같은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서로 협력하고 이기는 전략으로 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충동에 가면 먼저 이름으로 싸움질을 하는 것 같습니다. 원조 족발, 진짜 족발, 참 원조 족발, 원조의 원조 평안동 족발집, 족발의 시조 뚱뚱이 할머니집, TV에 나온 집, 원조 1호 장충동 할머니집....
그런데, 수십년 그렇게 경쟁하며 지내서 그런지 다 비슷한 맛이 나, 그냥 장충동의 어느 집을 가든 상관이 없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로 싸우지 않는 이유는 상도덕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이 지키는 상도덕은 가격을 똑같이 받고, 가능하면 가게 문을 열고 닫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경쟁하지만 기본적인 것을 지키기에 그분들은 같은 길에서 영업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주 복음방송에는 다른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중보기도의 시간’ 있는데 가장 오래된 장수 프로그램중에 하나입니다. 초창기에는 중보기도를 하는 곳이 복음방송 한군데였는데, 여러 기독교 방송이 들어오면서 중보기도를 하는 곳이 몇군데 늘었습니다.
저는 미주복음방송에서 중보기도를 인도한지 12년이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다른 방송국에서 중보기도를 인도해 달라는 요청이 와도 거절했었는데, 설령 잘 아는 분이 기독교방송국에 계셔서 한번만 나와 달라고 부탁하셔도 거절한 이유는 ‘상도덕’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라디오와 다르게 텔레비전이고 케이블 TV라 서부가 아닌 중부와 동부에만 송출된다고 해서 일년에 한차례씩 두 번 나갔었고, 이번에도 한번만 나간다는 조건으로 한번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일년에 한번...
TV와 라디오지만 나름대로의 상도덕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방송이 끝난 후 담당 PD가 보내주셔서 방송으로 나간 것을 한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보내 드렸습니다. 어머니가 이미 방송된 것이지만 보시며 기도하실 것 생각하면 기쁘기도 합니다.
목회적 상도덕...
목회자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목회자의 상도덕은 다른 교회 어려움을 겪는다고 할 때 즐거워 하지 않기, 다른 목사의 아픔에 기도해주기입니다. 꼭 그래야 하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것이라 상도덕을 지키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 속이 어떤지는 오직 저만 아는 일입니다. 그래서 더 두려운 일입니다.
교회들을 위해서, 목회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는데, 대형교회들의 이름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이번에 담임이된 후배 목사님의 이름도 넣었습니다. 내면에서 다른 교회가 잘되는 것을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상도덕이 충만한 목사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