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분들을 비하하거나, 젊은이들의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나 생각을 강요하는 분들을 가리켜 ‘꼰대’라고 말합니다. ‘꼰대’라는 말은 사실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번데기의 경상도 사투리인 ‘꼰데기’에서 자글자글한 주름을 빗대에 ‘꼰데기’가 꼰대가 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꼰대보다 ‘라떼’라고 한답니다.
“라떼는 말이야....” ‘라떼는 말이야’ 커피 라떼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만, 어른들이 젊은이나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 “나때는 그렇지 않았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빗대에 쓰는 말입니다. 세월이 흘렀는데, 사고가 어느 한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비꼬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나때는 말이야’라는 말에 왜 우리가 그때를 따라가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서랍을 정리하다가 아주 오래된 CD한장을 발견했는데, 아주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CCM계열의 것이었는데,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타이틀의 CD였습니다.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박종호 성가사의 첫 번째 앨범이었습니다. 1998년도 조선일보 자료에 보면 박종호 성가사는 9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이미 100만장을 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1집 앨범은 정말 독보적인 CD였습니다. 열악한 환경가운데 만들어진 복음성가 앨범이 아니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 완성도가 엄청나게 높았던 지금까지도 한국 CCM 음악에 빼놓을 수 없는 명음반이자 클래식 크로스오버의 정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이프를 사서 늘어질 때까지 듣고, 늘어지면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시 듣고 하였던 참 좋아하였던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중 그 명 음반의 노래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유는 그 음반이 발표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33년전,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였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당시 유행하던 노래들은 이문세, 해바라기등 포크계열의 노래였는데 택시를 타면 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대부분 60년대 트로트 가요였습니다. 말은 안했지만, 속으로는 ‘참 이상하다 왜 좋은 노래들 다 놔두고 옛날 노래를 틀어 놓으실까’ 생각했었습니다.
아이들이 제 차를 타면 youtube를 틀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싶어 합니다. 어떤 노래는 너무 요란스러워, “그것 무슨 노래니?” 하고 물으면 “크리스챤 뮤직” 짧게 대답합니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이 노래도 모르냐’는 표정들입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박종호의 노래를 듣게 합니다. 아이들의 얼굴이 시쿵둥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라떼는 말이야. 박종호가 아이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