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준이 문제로 어느 분과 오래 통화를 했는데, 내가 죽은 후에 예준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뭐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보험이야기로 말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분 말씀이 “목사님은 사모님보다 통계적으로 11년 먼저 하나님 만날 가능성이 있으니 꼭 생명보험을 드십시오”라고 권면하셨습니다.
목사가 생명보험을 든다?
그런데, 제가 집사람보다 11년 먼저 죽을 것은 확률이라는 것입니다. 그 확률은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분들보다 7년 먼저 죽는답니다. 그리고 거기다가 4살의 나이차이...
“목사님 죽고, 사모님이 나이들어 11년 동안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자식들 손벌리며 살아야 합니까?”
목사님이 죽으면서라도 집사람에게 남겨주어야 한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더구나 생명보험을 들게하기 위해서 종합검진을 무료로 시켜준다고 합니다. 추천하신 분은 장로님이셨는데, 정말 설득력있게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러다가, “장로님 제가 심장에 스텐트를 넣었습니다. 그러니까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고 고혈압이 있고, 당뇨병을 가진지가 이제 17년이 되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리자, 금방 “목사님은 생명보험에 들어가실 자격이 안되네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안됩니까?” 라고 여쭙자, “99% 안될겁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니면 보험금이 엄청나게 높을 수 있습니다.
보험을 들 생각도 없었는데, 막상 보험들 자격이 안된다는 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통계를 먹고 사는 보험회사가 나같은 사람은 이미 빨리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신데 ...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몸을 잘못 관리한 책임은 제가 지어야 합니다.
월요일 집사람과 저녁에 걸었습니다. 금방 느낌이 몸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저 느낌이 제일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하루 몸에 좋은 야채를 먹으면 몸이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열심히 걸었으면 마치 그날 하루 때문에 장수할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루 엄청난 은혜를 받으면 본인이 마치 신앙이 엄청나게 성숙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모두 한방에 풀어지는 삶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그런 것이 있을까요? 하루 하루의 삶이 모여 평생을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상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나중에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오늘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다가 주님이 부르시면 기쁨으로 만나뵐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시간이 빨리 갑니다.
벌써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