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도중 교우들의 이름이 나오는 시간이 바로 꽃 헌금 드린 분들을 위해 기도할 때인데 그땐 온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합니다. 지난 주 꽃 헌금을 드린 분은 세분 이었는데, 그중에 한분이 빅터 집사님이셨습니다. 꽃 헌금 명단이 친교실에 있습니다. 빅터 집사님은 한국이름인 ‘최희승’으로 쓰셨는데, 아무래도 교우들은 ‘빅터’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 같아, 영어 이름으로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내이신 최경희 전도사님도 영어 이름으로 불러 기도했습니다. 완벽을 요하는(?) 제가 당연히 예배 전, 아내에게 전도사님의 영어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라 기도를 제대로 드렸다 생각했는데, 끝나고 들으니 제니퍼 전도사님을 제시카 전도사님이라 불렀다는 것입니다.
큰 실수 했구나 싶었는데 교회에 엄청난 폭풍(?)이 일어났습니다.
그날 오후엔 교역자들과 지난 졸업예배 때 수고한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예배 후 일어난 이야기들을 하는데....
먼저 제니퍼 전도사님이 “목사님이 기도하시는데 제 이름이 아닌 다른 제시카라는 이름이 나와서 ‘아하’ 우리 교회 빅터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또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시카 전도사님이 그 특유의 웃음을 터뜨립니다. “아 그래서 그랬군요” 그리고는 또 웃으면서 말을 못 잇습니다. 모든 눈들이 제시카의 입에 모였습니다.
“예배후 어느 장로님이 오시더니, 제시카 전도사님 곧 좋은 소식있어요?” 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시카 전도사님의 이름이 기도시간에 나오니까 결혼안한 제시카 전도사가 곧 결혼해서 꽃 헌금을 낸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때서야 의문이 풀렸다고 웃습니다. 모두들 들으면서 한바탕 웃고 떠 들고.... 좋은 분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즐겁기만 했습니다.
다행히 제니퍼 전도사님이 저랑 나이가 같습니다(물론 외모는 제가 10살은 오빠같이 보이지만....) 웃으시면서 우리 나이는 ‘이름을 가끔 헤깔리게 부른다’라고 이해해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이가 드니 자꾸 헤깔립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손주 이름을 가끔 다르게 부르시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하나님도 어떠실까요?
다행히 하나님은 우리의 이름을 아시죠. 지금까지 흘러간 그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다 아십니다. 이름을 아시는 정도가 아니고 내 안의 생각까지 아신다 하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내 흐르는 눈물 그가 닦아 주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