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문금자 장로님의 둘째아들 로버트가 결혼하였습니다. 문세진 장로님이 쓰러지셨을대, 일하던 병원을 내려놓고 아버지 병간호하겠다고 내려와 홀로된 엄마의 남편이고 친구같았던 아들의 결혼이니 얼마나 복된 결혼이었겠습니까? 색시는 머리좋고 이쁜 같은 병원에서 로버트를 도왔던 간호사입니다. 신부 린다는 월남2세였습니다. 월남은 불교의 나라중에 하나인데, 종교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 장로님은 기독교인이 아니면 절대로 안된다는 말씀에 린다는 새신자 교육부터 해서, 결혼상담까지, 무려 3년이 넘는 시간을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매일 말씀보고 기도하는 믿음의 여인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금자 장로님이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믿음에 대해서 양보하지 않았더니 결과를 맺는 것입니다. 저또한 오래 기도한 결혼인지라 피로연 기도부탁을 받았을 때 참 기뻤습니다. 문제는 하객이 절반은 영어권, 절반은 월남권이라는 것입니다. 예식은 물론 바비와 린다가 섬기는 교회 목사님이 기독교식으로 하였고, 김성봉집사의 특송도 멋졌지만, 린다의 부모님들은 불교가 종교이신 분들이시고 오시는 하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하면 저분들에게 기독교인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습니다. 그래서 월남어로 기도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먼저 한국말로 기도문을 작성하여 독일에 있는 예석이에게 영어로 번역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된 기도문을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월남어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 월남어 회화를 보면서 발음을 교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어는 말할 때 4종류의 높낮이, 즉 성조가 있는데, 월남어는 6가지입니다. 수도없이 듣고 반복하고, 비슷하다 싶어서 교역자들 앞에서 해보면 모두 중국말 같다고 말합니다. 월남 선교를 다녀온 제시카 전도사님이 제가 월남어로 녹음한 기도문을 월남 친구 4명에게 보낸 것입니다. 월남 친구들이 듣고는 알아는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중의 한사람이 전통 월남어로 녹음해서 다시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반복해서 들으며 외웠습니다. 결혼식 내내 제 머릿속은 월남어 기도였습니다. 식사시간이 가까울수록 속이 거북해집니다. 저를 보는 제 아내도 점점 더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가 기도해야 될 시간이 왔을 때 양해를 구하고, 웃지 말아달라고 간곡이 부탁하고, 월남어로 먼저 기도하고 영어로 기도했는데, 다행히 하객들이 환호하며 소리를 질러 주셨습니다. 제 마음이 전달되었을까요? 일부러 오셔서들 인사들도 해주시고 나중에 고맙다는 인사도 따로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잘 알아듣지 못하셨을 겁니다. 그러나 마음을 받으신 것 같았습니다. 결과가 궁금하였던 제시카 전도사님이 다 듣고는 본인 결혼식땐 “스페니쉬로 부탁해요”라고 말해 한바탕 웃었습니다. 일분 30초 기도에 도대체 얼마의 시간을 썼나 싶었더니 아마 24시간도 더 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깝지 않아, 제 스스로에게 ‘인철아 참 잘했어’ 칭친해 주고 싶었던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