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사용하는 차량은 4대입니다. 두 대는 교인들 타시는 버스이고, 다른 하나는 긍휼사역을 위한 트럭, 나머지 하나는 SUV pathfinder입니다. 지금은 차량이 네 대나 되지만 오렌지연합교회에 있을 땐 오랫동안 교회엔 차량이 없었습니다.
교회에 결국 차량 하나가 생기게 되었는데,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어느날 청년들이 교회에 헌금을 하면서 “목회자용 차량구입비”하고 헌금을 한것입니다. 청년들이 차를 사자고 했던 이유는 제가 몰던 Altima 때문이었습니다. 달려도 속도계가 올라가지 않는, 그러나 저는 편했는데 거의 매일 청년들과 함께 붙어다녔을때 차가 서는 것 때문에 불안했는지 모릅니다.
차량 이야기가 당회에서 나오는데 싫었습니다. 내차 타고 다니는 것이 편하지, 혹이나 교회에서 주는 차량이면 그것타고 놀기 좋아하는 제가 가족들과 움직이는 것도 고민할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집사람도 일을 하기 시작할때라, 더 이상 말나오는 것도 싫어 아내랑 의논해서 차를 바꾸고는, 차가 한 대 생겼으니 교회에서 더 이상 논의하지 않으셔도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가 2007년도 2월 이었습니다. 그런데, 당회에서 이 일을 추진하시던 장로님은 참 섭섭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추진하시던 장로님이 차를 교회에 기증했는데 그것이 바로 Pathfinder입니다. 그리고 그 차는 오랫동안 청년부용 차량이 되었습니다. 청년들이 타이어를 갈았고, 엔진오일을 당시는 아주 비쌌던 Synthetic 으로 갈았습니다. 청년부 모임이 많았던 때라 Big bear, 산타바바라, 샌디에고... 무지하게 달렸습니다.
어느 때는 유학생 운전교습용으로, 그리고 선교사들이 오시면 타고 다니는 차로 그렇게 15년, 21만마일을 넘게 되었습니다.
목숨을 살린 차이기도 합니다. 작은 충돌사고가 몇 번 일어났는데, LA에서 일어난 사고는 꽤나 큰 충돌이었습니다. 그런데 범퍼만 내려앉고 모두 무사하였습니다. 아마 승용차였더라면 큰일날 사고였습니다.
“차가 서요, 시동이 안걸려요.”
이우리 목사님 아무리 이야기해도 처음 도네이션했던 장로님의 마음도, 그리고 그 차를 함께 타고 다녔던 소중했던 청년들을 생각하며 고쳐서 쓰자 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더 이상 안 될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이우리 목사님이 어디를 다녀오시는데 하얀 연기가 품어져 나오고, 엔진오일도 새고, 조심스럽게 몰고 왔다라고 말합니다. 차를 본 정비사가 고치는 가격이면 차를 사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정든 차를 보내야할 듯 합니다. 사실 그 차를 가지고 있었던 이유는 교회에 꼭 필요해서가 아닙니다. 기름도 많이 먹고 사실 잘 사용하지도 않았지만 추억 때문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추억이 사라집니다. 폐차시키기 전에 사진이라도 찍어 두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