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없거나 통이 큰 사람을 가리켜는 ‘담이 크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담은 담낭, 쓸개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겁이 많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쓸개 빠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쓸개 빠진 사람이 겁이 많다고 말하 는 이유는 겁이 많은 노루가 담낭이 없기 때문입니다. 목이 말라 물을 마셔도 편하게 먹지 못하고 두리번 거립니다. 노루뿐만 아니라 낙타도, 기린도 담낭이 없습니다. 대부분 초식동물들이 담낭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 목사는 쓸개 빠진 목사라고 합니다. 늘 웃고 무슨 소리를 들어도 넉넉함으로 넘어갈 수 있는 목사... 사도 바울이 늘 고백하였던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는 고백은 십자가 앞에 늘 자신의 간과 쓸개를 놓아야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제가 목회를 잘하려면 쓸개를 떼어놓아야 하는데 아쉽게도 제가 아닌 집사람이 얼마 전 담낭을 떼내었습니다. 보통은 담석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고 하는데, 집사람은 돌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종양 때문에 담낭이 계속 늘어나서, 그것이 암일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반 협박(?)에 결국 수술하고 만 것입니다.(다행히 암은 아니었답니다) 쓸개 없는 노루나 토끼는 다른 길로 가는 것이 무서워 늘 다니는 길로만 다녀, 사냥꾼들이 길목을 지키다가 잡곤 한다고 합니다. 집사람도 아는 길, 다니는 길 외에는 다니지 않는 성품입니다. 복강경으로 한 수술이기에 흉터도 별로 없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직장엔 한 달간 휴가를 냈습니다. 집사람은 원래 겁이 많았던 사람이고,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하기 보다는 한 가지를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두 가지를 하려고 하면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지고 불안해 할때가 있습니다. 요즘 집에 있다 보니 안하던 별짓(?)을 다합니다. 직접 전화는 못하고 문자로 “언제 와?” “뭐해?” 평소엔 절대로 안 하던 행동을 하는 것 보니 담낭 제거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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