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워할 줄 알고, 어진 사람은 오래간다’공자가 쓴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글에 대한 해석이 여러 가지 이지만 장수에 대해서 비유할 때, 지혜로운 장수는 물을 좋아하고, 덕스러운 장수는 산을 좋아한다. 다는 아니지만 맞는 말입니다. 예전에 청년들을 지도할 때 가끔 자매들에게 “교제하는 남자가 바다를 좋아하는지, 산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따라 움직이듯 상황판단이 빠르고 민첩합니다. 그러나 덕스러운 사람은 쉬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 중 유비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유비는 덕스러운 사람의 유형으로, 그리고 조조는 매우 지혜로운(실제 역사의 조조는 간사한 사람이기 보다는 지혜가 뛰어났던 사람, 시와 음악등 다방면에 뛰어났던 인물) 사람으로 묘사가 됩니다. 어떤 장수가 더 유능한가 말하기는 어렵지만 삼국지를 읽으면 유비가 가지고 있는 면들이 답답해 보이기는 해도, 기독교인이라면 그런 성품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병웅 집사님은 장교로 은퇴하신 퇴역장교입니다. 정집사님은 본인이 군인이었다는 사실을 말하기 전에는 전혀 군인이었다고 느낄 수 없는 것 같지만,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 늘 정돈된 옷차림을 보면 수직적인 사회에 오래 계셨던 분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 조직사회 속에서 집사님은 덕장 이셨습니다.
산처럼 흔들리지 않고 고요하고 인자하신 분....
아버지의 모습이 얼마나 멋지셨는지, 집사님의 아들이 대를 이어 지금 미국 현역장교로 뛰어난 일들을 감당하는 것을 보면 아버지로 얼마나 멋진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셨는지를 미루어 짐작하게 됩니다.
저희 교회오셔서 건강하셨던 적이 없으셨지만 늘 웃는 모습이셨습니다. 덕장의 모습그대로 목회자에게 넉넉함을 하두 보이셔서 집사님의 모습에서 아프신 분의 여유를 보았습니다. 늘 웃으시는 낯이셨고,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서보려고 애쓰고 노력하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이 심한 당뇨에 병이란 병은 다 달고 다니셨습니다. 그 와중에도 교회의 모임에 빠지지 않으시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정영희 권사님이 화상을 입고 오래 누워계시는 형편이 되셨을 때도 사랑하는 권사님을 위해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다 하셨던 분입니다. “집사님 힘드시지요?” 라고 여쭈면 “집사람이 나 때문에 고생한 것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목사에게 있어서 덕스러운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신 분이십니다.
몇 달 못나오시다가 지난 6월에 예배를 나오셨을 때 “집사님 안돌아가시게 제가 꼭 옆에 있겠습니다” 라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집사님이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집사람이 돌아가시는 날 집사님의 귀에 대고 ‘김인철 목사 아내라고 귀에다 말씀하니까 두 번 눈을 뜨셨다고 그 말을 전하며 울먹이던 아내의 마음이 또한 저의 마음인지라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집사님 참 죄송합니다. 옆을 지키지 못하고 집사님을 보냅니다. 집사님의 덕스러운 모습 기억하겠습니다. 천국에서 뵙겠습니다” 비 내리는 토요일 밤... 참 미안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