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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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고 김창권 성도님....2024-02-07 11:26
작성자 Level 10

박원희 권사님께서 혼자 교회를 나오셨을 때, 남편 되시는 김창권 성도님은 절대로 교회에 나올 분이 아니다 하셨습니다. 

박원희 권사님은 독서량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장르의 책을 좋아하실까 싶을 정도였는데, 권사님이 좋아한 인문학자 강00의 책을 이미 읽은 관계로(사실 강00에 대해 너무 좋아하다가 나중에는 어마어마하게 실망한...) 권사님과는 책으로 더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질리게 만든 것은 박이문 선생의 책이었습니다. 철학을 부전공으로 했던 저에게 박이문 선생님은 한국 철학계의 거물이실 뿐만 아니라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할 정도의 분이고 그분의 책은 어렵기가 그지 없었습니다. 그런 책을 읽으시는 권사님과 사는 김창권 성도님은 어떤 분이셨을까요? 

교회에서 성도님을 모시기 위해서 좋아하시는 것을 알아 보니, 두가지 였습니다. 골프와 바둑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골프는 더 이상 치지 못하실 정도의 체력으로 떨어지고, 하루종일 인터넷 바둑 두시며 소일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많은 분들이 김창권 성도님과 바둑 두기 시작했습니다. 식사초대도 하기 시작했고... 구역모임에 초대가 되더니 얼마후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교우들의 수고와 사랑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입니다. 2년전 성도님께 처음으로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 카드에는 어느새 교회에 오시는 것이 일상이 되셨다고 고백 했습니다. 

주일날이면 장철민 집사님이 바둑상대가 되어 주셨고, 교회생활을 즐거워 하셨지만 2년이 되시도록 예수님을 안 믿었습니다. 그러시다가 한국을 다녀오시고 3개월 전에 갑자기 입원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수많은 교우들이 찾아가고 기도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꿈쩍도 안하시는 것 같았지만 교우들의 사랑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교우들이 가면 그렇게 고마워 하셨습니다. 거의 말씀을 못하시고 때때마다 혼수상태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가 3주전입니다. 그때는 한국행이 결정되었기에 김창권 성도님의 안 좋음이 너무 큰 짐과 같았습니다. 이틀을 기도하며 찾았을 때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1시간여를 저와 말씀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셨습니다. 정말 기적처럼 김창권 성도님과 둘만의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예수님에 대해서 천국에 대해서 복음에 대해서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본인 입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거부하지 않으셨습니다. 축복의 시간을 주신 그 다음날 ICU에 들어가셔서는 더 이상 말씀마저도 하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상에서 성도님들은 밖에서 기다리시고 이우리 목사님과 더불어 병상 세례를 드렸습니다. 그전에 김창권 성도님에게 세례를 주는 것이 꿈이셨던 분들의 소원처럼, 예수 안믿고 세례받는 것이 아닌 예수님 믿고 세례받는 시간이 저에게도 참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겨우 눈으로만 감정을 표현하시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한국 들어가기 전에 뵈야했기에 무작정 들어간 병실... 딸인 세원자매가 울고 있습니다. 호흡기를 빼기로 결정했다라는 것입니다. 그때가 오전 10시쯤이었습니다. 온 가족이 모인 시간이 오전 11시 20분쯤.... 살아있는 분의 호흡기를 예배가 끝나면 떼야하니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어려울까요? 

마음을 가다듬고 호흡기로 숨을 쉬고 계시는 성도님과 가족들 앞에서 임종예배들 드렸습니다. 나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워.... 그리고 고린도 전서 15장 말씀을 전하고 마지막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를 드리는 도중 하나님이 성도님의 영혼을 받으셨습니다. 호흡기를 떼는 그 아픔을 가족들이 하지 않도록 하나님이 만드신 기가막힌 드라마 입니다. 한 영혼을 주님께 올려드리기 위해 애쓰시고 노력한 성도님들의 사랑에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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