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년여를 함께 한 이우리 목사님이 담임되는 과정이 물 흐르듯 진행되긴 했지만, 교회적으로는 후임 목사님을 구하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담임목사 청빙은 마지막까지 변수가 많은지라, 이우리목사님이 최종 결정될 때까지 후임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2월 중순에 모든 것이 잘 결정되었습니다. 이우리 목사님이 담임되시는 과정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그렇게 잘 흘러갔습니다. 문제는 훼이빌 장로교회가 너무 오랫동안 담임목사를 구하지 못하였던 터라, 이우리 목사님이 빨리 오시기를 요구하였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2월 말로 이우리 목사님을 보내드릴 수밖에 없었고 교회적으로는 후임 목회자를 한 달 안에 구해야만 했습니다. 더구나 김동숙 전도사님의 수술이 잡혀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문두진 목사님이 오시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전이라면 못 모실 뻔 했던 귀한 분입니다. 동역하는 목사님을 구할 때 교회와 상관없이 두 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누군가 어떤 사람 이력서를 냈는데 어른이나 누군가 전화를 하셔서 그 친구 한번 검토해 보라는 추천 비슷한 말씀이 있으면 그 목사님은 아무리 훌륭해도 배제하였고, 두 번째는 제가 나온 신학교 동문은 되도록 이면 뽑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력서 보고 장로님들이 객관적으로 뽑으면 제일 좋겠다 싶었고, 다른 하나는 오해받기 싫어하는 제 성격탓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목사님은 이 두 가지에 다 해당했습니다. 문목사님은 장신 동문이고 어느 분의 추천이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추천하신 분은 저도 잘 알고 문목사님도 잘 아는 다른 교회 권사님이셨습니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식사하는 와중에 나온 말씀이셨습니다. 권사님의 말씀을 듣고 그날 인터넷으로 검색하는데, 문목사님 부부가 특송한 youtube가 떴는데, 얼마나 은혜롭던지...
영상을 보곤 이미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목사님의 사모님도 목사이셨습니다. 문혜란 목사님...
하나님이 마치 상황을 몰고 가시는 듯 했습니다. 누군가 새로 오면 그 색깔 안에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문목사님 가정은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따님인 예슬이도 또래가 있어서 금방 교회에 적응하였고, 문혜란 목사님도 조용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잘 서 주셨습니다.
교회 일을 함께 한지 두 달이 되어가는데 마치 몇 년은 함께 한 것 같습니다. 목사님의 장점은 과묵함과 더불어 따뜻한 친화력입니다. 과묵과 친화력이 안 어울릴 것 같은데, 목사님은 그 둘을 잘 조합해 주셨습니다. 있다보니 금방 편해집니다. 우스게 소리 같지만 문목사님에 대한 평가를 다른 분들에게 진심을 담아 종종 합니다.
“100정짜리인줄 알고 뽑았더니 200점짜리 목사님입니다”
문두진 목사님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교회를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