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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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기도 에피소드2024-02-07 11:58
작성자 Level 10

1. 요즘 새벽에 큰소리로 기도하시는 부부가 오십니다. 처음에는 조용히 기도하시다가 앞에서 저와 이목사가 하도 시끄럽게 기도하니까 그분도 크게 기도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요즘 새벽예배라야 두세명 오시니까 그 큰 성전에서 소리 지른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딱 봐도 목사님 부부같으셔서 “목사님 이시죠?” 여쭈었더니 놀랍게도 신부님이셨습니다. 천주교신부님이 아니시고 성공회 신부님 부부이십니다. 멀리서 새벽마다 기도할 곳을 찾아 애나하임 힐에서 오시는 것입니다. 

다행입니다. 새벽에 기도할 곳이 열려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한쪽에서는 이우리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가 울려 퍼집니다. 아무래도 담임으로 나갈 준비를 하려고 하니 소리가 간절할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성공회 신부님의 방언으로 기도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저희 교회는 갈급함이 필요한 목사와 신부가 소리를 내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2. 갈급함 때문에 그런지, 무릎꿇고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익숙했던 무릎 기도인데, 오랜만에 무릎을 꿇으려니 피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무릎꿇고 기도하는 모습이 안되었는지 교인들이 자꾸 방석을 옆에 갖다 주셔서 어느 순간 방석이 세 개나 되었습니다. 세 개의 방석을 깔고 기도하니 무릎이 덜 아프게 되었습니다. . 

그런데, 한달정도 지나니까 다리도 너무 저리고 걷는데 불편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두 세시간 무릎을 꿇어도 좋았던 것이 이젠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아, 요즘은 서서 기도합니다. 목사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면 참 좋은 것 같은데 아쉽기만 합니다. 서서 기도하는 것이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3. 기도하는데 기도하기 싫어집니다. 그럴 때 하는 기도가 대화식 기도입니다. 

“하나님 저 정말 기도하기 싫습니다. 그것 아시죠?” 

그리고는 마치 제가 하나님인 것처럼 제가 대신 대답을 합니다. 

“난 네 목소리 들으면 좋은데....” “하나님은 좋기만 하시다고 하면서 제가 원하는 대답은 안 해 주시잖아요” “

네가 하두 말 같지 않은 요구를 자꾸 하니까 그렇지...” 

이렇게 하다가는 피식하고 웃게 됩니다. ‘그래... 내가 하나님이라고 해도 참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막 던진다’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대화식 기도를 하게 되면 내가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내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도 마음이 급해져서 기도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가나안 교회 딱 맞는 목사님 보내주세요”

“야 누가 너처럼 성질 더러운 목사와 같이 하려고 하겠니?”

“하나님 뭔 소리 하시는 겁니까? 하나님처럼 잘 삐지시는 분 밑에서 지금까지 목사하고 있는데요. 하나님 비유 맞추기 저는 쉬운 줄 아십니까? 이만하면 제가 꽤 괜찮습니다” 하나님이 어이가 없으신지... 한마디 던지셨습니다. 

“지랄한다. 지가 성격이 좋다네. 그럼 이 세상 사람 중에 성격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냐?” 기도하다가 하나님과 싸움이나 고래고래 기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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